2차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난 절대다수 수험생들이 허탈감에 사로잡혀 있는것같다. 『3개월동안 왜 헛고생을 시켰느냐』는 불만의 소리까지 나온다고 한다. 1차때와는 전혀 다른 현상이다. 시험 뒤끝이 시끄러운 이유는 무엇때문인가. 지난 8월20일 시행됐던 1차수학능력시험에서 탈교과·통합교과방식으로 출제된 탐구력과 사고력, 문제해결능력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문제들로 입시사상처음 시험을 치렀던 71만6천3백여 수험생들은 『예상보다 쉬웠다』며 홀가분해 했었다.
채점결과 수학능력시험성적은 고교의 평소 실력과의 상관관계가 엇비슷하게 반영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절대 다수 수험생들은 3개월 더 공부를 했고 첫시험에 대한 긴장과 불안이 가시었으니 2차때는 약간은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다. 너 나없이 다같은 심정이었을 게다.
그러나 막상 시험을 치르고난후 예상득점치는 기대했던것보다 5∼10점가량 낮아질것이라는 계산이 나오자 실망하며 수많은 수험생들이 「2회시험」을 탓하기에 이르른것이다. 출제위원장의 말이라도 없었다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분통이 덜했을지도 모른다.
출제위원장은 시험날 『2차수학능력시험출제에서 가장 중점을 둔것이 1차때와의 난이도조정이었다. 약간 쉽게 출제해 점수가 조금은 높아질것』이라고 장담했었다. 입시계 학원들도 맞장구를 쳤지만, 고교별 수험생들의 자체 채점결과는 전체수험생들의 득점하락폭이 반대로 훨씬 클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니 어찌 실망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공식채점결과를 보나마나, 2차수학능력시험 출제는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게 분명하다. 어찌됐건 4년반이상 준비과정을 거쳐 마련된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책인 「수학능력시험제도」에 대한 실험은 일단 끝났다.
1·2차에 걸쳐 모르모트처럼 실험대상이 됐던 연1백43만9천3백여명(1차응시자=71만6천3백26명, 2차=72만2천9백80명)의 수험생들이 새 제도의 시행착오로 당해야만 했던 불편과 불이익을 생각하면 애석하기 그지 없다.
때문에 수학능력시험제도가 대학입시제도로 한동안 계속될것이라면, 실험결과 드러난 문제점들을 서둘러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 그 첫째는 연2회 실시를 1회로 하는 문제다. 2회실시도입은 애당초부터 비교육적인 배려에서였다. 그 당시 교육을 잘 모르는 통치권자의 알량한 자비심이 부른 무리였다.
한해에 1·2차시험문제를 출제한다면, 말이 좋아 「난이도 조정」이지 실제로는 귀신도 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시험날 실수하는 수험생을 생각하는 자비심은 70만명을 넘는 수험생 모두에게 실익이 있을리도 없다. 교육적인 실익도 없으면서 1회에 70억원씩, 1백4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시험관리비용과 관리상의 어려움도 생각했어야 옳다.
수학능력시험을 더이상 한해에 2회 치르는것을 고집할 명분과 이유는 없다. 교육부도 1회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니, 정책결정에 더이상 머뭇거림없이 결단을 내려야 마땅하다.
두번째 개선보완할 문제는 현행의 문·이·예체능의 공통출제를 계렬별로 출제하는 방안이다. 고교에서 문과와 이과가 가르치고 배우는 교과범위가 분명히 다른데 출제범위를 공통으로해 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르게한다는것은 비교육적이고 출제편의랄 수밖에 없다. 계열분리출제를 한다면 문·이과교차지원을 금지할 수밖에 없다는 또다른 부작용을 염려하지만 수능시험 본래취지대로라면 교차지원금지가 제도의 원리에 오히려 합당하다.
세번째는 1회로 할때 시기를 언제로 할것이냐는 것이다. 시험시기는 가능한한 늦추는게 바람직하지만 그러려면 특차모집과 후기모집을 없애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는한 11월말을 넘기면 채점과 통보기간·대학별 전형일정 또는 전·후기모집등이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해 큰 무리가 따르게 된다. 교육부는 실험결과 드러난 수학능력시험제도의 보완과 개선에 중지를 모으는 일을 서둘러야 할 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