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정전상태로 들어간지 40년이나 되는 요즘에도 이따금 전몰 미군 유골이 북측으로부터 송환되곤한다. 찔끔찔끔 생색내듯 유골을 보내는 북측의 태도는 진작 한번에 보낼 수도 있는 일을 마치 무슨 계기를 기다렸다가 그때그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한국전당시 공산군에 잡힌 한국군 포로 수천명이 구소련에 비밀리에 넘겨졌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한국일보 18일자 2면). 월남전에서 실종된 미군(MIA)에 관한 얘기는 최근에도 빈번히 나돌았지만 그보다 훨씬 이전에 있었던 한국전 포로문제가 제기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콰이강의 다리」처럼 일본군에 잡힌 영군포로들의 생활상이 묘사된 영화도 있지만 나치독일의 수용소와 연합군 포로들을 소재로 한 영화는 숱하게 많다. 그들 영화에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희생된 경우, 굶주림과 고된 노역을 면하려고 동료를 배신한 경우, 명예를 지키기위해 온갖 고통을 감내하는 경우등이 주제로 등장한다. 어느 경우에나 극한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들을 볼 수 있는것이 「포로영화」의 특징이다. ◆전투의지를 상실한 「개인」이 돼버린 포로는 이미 전투원이 아니기 때문에 전쟁의 상대가 아니고, 그래서 이들에 대한 인도적 대우는 국제법으로도 협약돼 있다. 그런데 보호받아야 할 이들 전쟁포로가 비인도적인 인체실험에 이용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고, 2차대전말 뉴기니전선의 일본군은 포로들을 살해, 인육식을 했다는 호주측 기록도 작년에 보도된바 있었다. ◆그런 모든 잔혹한 보도들은 그러나 「남의 일」만이 아닐는지 모른다. 우리 한국군 포로들이 남몰래 구소련땅에 수천명이나 끌려갔다는 보도는 아무리 때늦었다해도 사실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반드시 우리 동포라해서가 아니라 인류 량식의 차원에서 문제를 다뤄야 한다. 단 한명이라도 생존해있다면 꼭 찾아내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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