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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여파/미주진출 한국기업 “설땅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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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여파/미주진출 한국기업 “설땅 잃었다”

입력
1993.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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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임·관세 멕시코와 경쟁안돼/일 처럼 현지 투자로 극복해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미국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약 40일후부터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은 세계최대의 통상블록을 이루게 된다. 이 협정은 정치적 파장을 자치하고라도 전세계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엄청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한국도 파급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국가의 하나가 될 것이 틀림없다.

 NAFTA는 내용이 수천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조약으로 앞으로 15년간에 걸쳐 미국 캐나다 멕시코간에 관세장벽을 없애고 상품을 자유로이 이동시키게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협정의 핵심은 첫째 관세장벽제거, 둘째 쿼타철폐, 셋째 원산지규정이다.

 알기쉬운 예를 든다면 미국에 섬유제품을 수출하는데 한국이나 멕시코나 거의 같은 조건으로 경쟁해왔다. 즉 한국과 멕시코는 와이셔츠를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 28%의 관세를 물고 있다. 그러나 내년 1월1일부터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그대로인데 NAFTA 협정에 따라 멕시코산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20%로 줄어든다. 계속해서 96년에는 12%, 99년에는 무관세가 된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제품에는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타도 10년내로 전부 없애게 된다. 와이셔츠를 멕시코나 미국에 공장을 세워 재단하고 봉제하지 않는한 한국산 와이셔츠는 거의 경쟁력을 잃게 된다.

 한국의 대미 주종 수출품인 섬유류, 즉 폴리에스터 레이온사 CVS재킷 니트셔츠 등이 예외없이 이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CVS재킷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30%의 관세가 멕시코에만 면제된다.

 NAFTA가 섬유수출에 미치는 예상 파급효과를 지난 1년간 조사해온 「선경아메리카」의 김영만사장은 『무관세가 됐을 경우 멕시코와의 가격경쟁에서 한국제품은 35%나 비싸 미국에서 한국섬유제품시장은 없어질 판』이라고 설명했다. 김사장은 『한국이 섬유기술에서 멕시코에 10여년 앞서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대신 멕시코는 패션의 생명인 공급시간을 단축시키는 장점으로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세계 전자제품시장의 35%를 차지한다. 한국은 연간 35억달러의 전자제품을 이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1월1일부터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은 타격을 받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텔레비전수상기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4%이다. 미국은 멕시코산에 대해 관세를 면제한다. 수상기 한대에 1∼2달러를 놓고 가격경쟁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은 가격경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 미국회사들이 멕시코에 투자할 경우 한국은 관세 노임등 2중의 장애를 안게 된다. 전자제품의 경우 한국은 미국시장뿐 아니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멕시코시장에서도 불리해진다. 수상기만 아니라 거의 모든 전자제품이 비슷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자회사 뉴욕 현지법인들은 전망하고 있다.

 북미시장에 수출하는 주종품목의 하나인 자동차도 멕시코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된다. 미국의 자동차관세는 2.5%이다. 멕시코에서 조립한 미국이나 일본자동차보다 한국자동차는 관세에서만 2.5%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안게 된다. 게다가 멕시코노동력은 한국보다 훨씬 싸다.

 NAFTA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공업국에 일대 타격이다. 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멕시코기업과 연대하여 현지투자를 하는 방법이외에 길이 없다. 그러나 현지투자를 하더라도 원산지 규정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한국의 제조업연관 효과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 즉 섬유제품은 재단과 봉제를, 텔레비전의 경우는 브라운관과 튜너를, 자동차인 경우는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북미산으로 공급받지 않으면 설령 멕시코에 공장을 지어도 역외국가의 수출품과 똑같은 관세를 물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미국과 멕시코에 현지투자를 활발히 했고 연관부품공장도 현지에 세웠기 때문에 충격흡수가 훨씬 빠를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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