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예측 가능한 수매 정책을(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예측 가능한 수매 정책을(사설)

입력
1993.11.18 00:00
0 0

 농가소득의 주류를 이루고있는 추곡(쌀)의 수매는 생산자인 농민의 이익보다는 물가, 재정, 정치적선심등 농업외적요인에 의해 주로 결정돼왔다. 올해의 추곡수매내용도 이러한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올해에는 양곡관리기금의 엄청난 누적적자(92년말현재 6조9천억원)가 수매량과 수매가인상을 제약하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눈덩이처럼 커지는 이 양곡기금적자를 본원적으로 해결한다는 취지아래 수매방식에서부터 수매된 추곡의 방출·판매방식에 이르기까지 량정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우리는 정부와 민자당이 금년산추곡수매를 수매가 3%인상, 수매량 9백만섬으로 결정한데 대해 생산농가들이 크게 불만을 갖는다해도 그것은 정당한 불만이 될것으로 생각한다. 수매가인상 3%는 83년이후 최저다. 정부측은 양곡유통위원회가 추계한 한계생산비(80㎏ 가마당 90%한계답생산비 11만5천7백60원)와 수매가와 산지쌀값등과의 격차를 고려하여 결정했다는것이다.

 농림수산부는 올해 수매가격은 한계답생산원가에 비해 12·4%나 높다는 주장이다. 지난해의 평균수매가격자체가 한계답의 생산원가보다 8%가 높았다는것이다. 즉 지난해의 수매가상승률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올해 3%인상에 그쳐도 여전히 생산비를 크게 상회한다는것이다. 설득력없는 숫자놀이에 지나지 않는다.

 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할때 통상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실질경제성장률을 가산하고 회사경영이 부진하거나 하는 이례적인 경우에도 소비자물가는 보전되도록 한다. 수매가상승 3%는 올해 예상되는 소비자물가 5·5%내지 6%에도 훨씬 미달하는것이다. 냉해등에 대해 보상한다고는 하지만 평년작에 밑도는 수확으로 소득감소가 예상되는 미곡생산농가에 실망만을 증대시키는것이다.

 중립적이라는 양곡유통위원회가 건의한 인상폭도 9 내지 11%였다. 전통적으로 수매가인상률이 낮으면 수매량의 증대로 보완해주었는데 올해에는 수매량도 지난해보다 60만섬이 줄어든 9백만섬이다. 이것도 정부수매는 5백70만섬, 나머지 3백30만섬은 농협수매로했다. 농협수매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수매값과 산지값 사이의 차액을 농협에 보전해주기로 했다는것이다.

 정부가 올해 수매를 「9백만섬, 3%」로 결정한데에는 누적적자의 팽배등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이 때문에 농협수매증대, 농협공매에 의한 판매, 등급별수매, 단경기와 수확기의 쌀값상승인정등 일련의 량정개혁을 시도하는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번의 수매도 그렇고 량정개혁 그 자체도 정부의 양곡기금적자감축에 지나치게 우선을 둔것이다. 량정개혁 그 자체도 쌀의 민간시장 기능회복에는 정부의 지배력이 너무 크다.

 추곡수매정책도 쌀농사와 농촌경제개선방안의 테두리에서 체계적인 개선방안이 찾아져야 할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