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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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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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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사정한파가 몰아치던 당시의 사회분위기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특히 공직사회의 근검 절약 풍토조성은 인상적이었다. 관청의 구내식당은 초만원을 이룬 대신 고급식당과 룸살롱은 파리를 날렸다. 골프장은 휴일에도 한산했다. 이런식으로 몇년만 가면 우리도 선진국 못지 않게 깨끗해지겠구나 하는 기대를 걸게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은 커녕 겨우 반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오늘의 상황은 어떤가. 말을 꺼내기조차 부끄럽지만 한마디로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말았다. 장·차관,국장들까지 몰려들어 붐비던 구내식당은 다시 썰렁해졌다. 옛날처럼 말단 공무원들이나 드나들 뿐이다. ◆고위 공무원들은 주로 비싼 고급 요리집이나 호텔 레스토랑으로 간다. 한동안 울상이던 고급 룸살롱도 최근에는 빈방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린다는 얘기들이다. 골프장은 요즘 평일에도 북적거린다. 부녀자들이 더 극성이다. 심한 경우는 10여팀씩이나 밀려있더라고 전하는 사람도 있다. ◆뿐만 아니다. 과소비가 다시 판을 친다고 아우성이다. 고급 외제차가 잘 팔리고 보석등 호화 사치품이 잘 나간다는 보도들이다. 국세청 통계가 말해주는것이다. 보석 가구 크리스탈 유리제품 모터보트 골프장 경마장 유흥장소등에 부과된 특별소비세액이 한달전에 비해 20.4%가 올랐다(한국일보 17일자 석간)는것이다. ◆민원사항을 빠르고 친절하게 잘 처리해준다고 칭찬이 자자하던 공무원들도 지금은 무사안일에 빠져있다. 돈 안먹고 일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감사에 걸릴 이유도 없다는것이다. 지방의 농협조합장 선거에서는 가가호호 돈봉투가 공공연히 뿌려지고 있다는데 당국은 말이 없다. 김영삼대통령이 5년내내 계속하겠다던 사정이 불과 반년만에 끝나버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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