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발언파문 커지자 “원칙론” 발빼기/비주류측 “선제공격 의도” 의혹의 눈초리 민주당이 때아닌 조기전당대회 개최여부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조기전당대회문제는 그동안 비주류를 중심으로 물밑에서 끈질기게 거론돼 왔으나 이기택대표가 지난15일 이에대한 언급을 구체적으로 하고 나섬으로써 그 무게와 성격을 달리하게 됐다. 특히 이대표는 조기전당대회에 소극적 입장인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이대표의 이날 언급은 비상한 주목을 끌고있다. 이대표의 발언내용은 『오는 95년 지방의회 및 단체장선거가 치러질 경우 선거대비를 위해 당헌상의 95년 전당대회를 앞당길 수 있다』는것.
이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당내에서 의외의 파문을 일으키자 16일 『당헌 부칙에 지자제선거시기와 연관해 95년 5월의 전당대회를 6개월 앞당기거나 3개월 늦출 수 있도록 해놓아 시기조정이 가능하다는 원칙론을 확인한것뿐』이라고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게 중론이다. 비주류의 조기전당대회논의를 익히 알고있던 이대표가 이같이 언급한것은 나름대로 자신을 향한 당내의 공세적 기류를 정면돌파할 뜻을 굳힌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특히 조기전당대회론의 배경에는 「9인9색」인 현행 지도체제의 문제점이 깊이 깔려있기 때문에 이같은 관측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고 봐야한다.
그동안 비주류측이 제기해온 조기전당대회론에는 현행 지도체제, 구체적으로는 이대표를 표적으로 한 「주류흔들기」의 의도가 다분했던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한때 조기전당대회를 위해 대의원서명작업을 벌일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이대표 주변에서도 이제는 그동안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고 한술 더떠 차제에 단일지도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수준까지 치달아 왔다. 문제는 양자의 노림수가 완전히 상반된다는것이다.
여기에 개혁모임측도 최근 수련회를 통해 개혁노선의 관철을 위해서도 단일지도체제를 거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다만 당내분란을 피하기 위해 내년부터 이를 공론화하기로 유보했었다.
이런점들을 감안한다면 이대표측의 이번 발언은 당내의 반리전선을 향한 선제공격의 성격을 갖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대표측의 당권확립의욕과 비주류측의 현상타파욕구라는 전혀 다른 겨냥점이 조기전당대회라는 표현으로 집약되는것으로 정리할수 있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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