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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조용해진 민자/각계파 개별움직임 “동작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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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조용해진 민자/각계파 개별움직임 “동작그만”

입력
199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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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경고에 중진 몸낮추기 민자당이 일순 조용해졌다.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강력한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내년의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던 각 계파의 중진인사들도 바짝 몸을 움츠리고 있다. 지난 15일 아침 민자당 당직자들과의 청와대조찬에서 한 김대통령의 얘기는 어느 특정계파나 특정인사를 겨냥한게 아니고 당뿐만아니라 청와대의 참모들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라는 인식이 확산돼가고 있다.

 김대통령의 조찬발언가운데 당내문제에 관한 부분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일부 사람들끼리 얘기하는게 문제』 『직분과 권한밖의 말은 하지마라』 『김종필대표를 중심으로 잘해나가라』는것등이다. 그러면서 김대통령이 가장 힘을 주어 강조한 대목이『시비거리와 분란을 일으키지마라』는것이다. 언뜻 들으면 민주계쪽을 질타한 얘기같지만 곰곰이 새겨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이를 두고 각 계파는 김대통령의 진의에 대해 약간씩 해석을 달리하고 싶어하지만 모두가 경고의 파장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 한달여동안 민자당은 그야말로 한심한 꼴을 보여왔다. 정치적 이익과 견해를 달리하는 세 계파가 여전히 존재하는데다 허약할 수밖에 없는「JP대표체제」가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내분란은 지난달 12일 유성환의원의「김윤환의원전력시비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민정계에서 유력한 대표후보중 한 사람으로 꼽고있는 김의원을 깎아내린 이 발언은 즉각적으로 민정계의 반발을 자아냈다. 여기에 유의원과 가까운 최형우의원은 지난달 23일 TV토크쇼에 나와 차기대표자격론을 말해 김종필대표를 비롯한 공화계를 크게 건드렸다.이틀뒤에 있었던 김종인 박철언의원 석방결의안표결에서 36명안팎의 이탈표가 나왔다. 김대통령이 최형우 김덕롱의원등에게 간접경로를 통해 주의를 주었다는 전문과 함께 김종필대표나 황명수총장에게는 당을 잘 추스리라는 주문이 몇차례 전달됐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상황은 전혀 나아지지않았다. 석방결의안표결에서 민주계보다 많은 수의 이탈표가 나온것에 은근히「세과시」의 느낌을 받은 민정계는 잦은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민주계에서도 최형우 김덕롱의원의 독주를 달갑게 생각지않던 황락주국회부의장등이 별도로 단합모임을 가졌다. 당에서도 김대표나 황총장이 나름대로 당내화합이라는 명분아래 열심히 모임을 주선했다. 그러나 별소득없이 오히려 백남치의원의 고위당직자회의 참석여부를 둘러싼 치졸한 당내갈등은 민자당을 더욱 우습게 만들어버렸다.

 이런 상태에서 김대통령이「동작 그만」을 외치고 나왔다. 민주계의 돌출발언이나 물밑행동,민정계의 계파적 모임등 당지도부의 역할이외의 개별 움직임을 모두 중지시켰다. 이로인해 민자당은 일단 외면적으로는 김대통령의 당정개편구상이 구체화될 때까지 수그러들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당내 역학구조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이상 김대통령의 말도 전혀 새로울게 없다. 다만 전보다 조용해질뿐인것 같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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