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발제연설 강택민과 경합/인원 최소화 주치의도 「비공식」 수행 암호명 「태평양」.
김영삼대통령이 태평양을 건너 아태경제협력체(APEC)지도자회의에 참석하는 첫 해외나들이의 암호명이다. 김대통령의 이번 나들이는『최소비용·최대효과』라는 스스로의 지론에 따라 50여명의 수행원으로 8박9일 동안 30여개의 대소행사를 치르도록 되어있다. 때문에 행사를 준비하는 청와대와 외무부의 의전팀은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시간맞추기와 장소연결하기에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있다.
○…태평양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원선정은 극소화방침에 따른것.청와대에서 비서실장·경호실장과 경제·외교안보·공보·의전수석,행정부에서 외무·상공장관과 합참의장·외무부정책실장·의전장·미주국장,그리고 주미대사와 총재비서실장등 14명으로 제한했고 비공식수행원도 40여명으로 한정했다. 이 때문에 종전에는 공식수행원에 끼였던 대통령주치의도 비공식으로 물러나야했다. 또 예전과 달리 경제인이 한명도 포함돼있지 않은것도 특색. 다만 조량호대한항공사장만이 관례대로 임대비행기의 책임자로서 대통령과 동석하게됐다.
○…청와대가 임대한 특별기는 대한항공소유의 최신기종인 보잉747-400. 청와대는 이 비행기를 공식일정 8박9일과 앞뒤 3일등 15일간 임대했는데 그 비용은 1백70만달러로 종전의 3백20만달러에 비해 12억원이나 절감된것. 이는 김대통령의 좌석일부만 개조하고 여하한「내부수리」도 생략하라는 특별지시 때문이었다는것. 또 자동차 임대료와 식비 숙박비등에서 20%씩 절약함으로써 태평양작전의 총 수행비용은 종전과 비교해 35%가 줄어든 액수라는것이다.
○…태평양작전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는 역시 블레이크섬의 APEC지도자회의. 아태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회의를 위해 가장 고심한 부분은 지도자간의 의사소통문제. 회의 장소인 틸리쿰빌리지는 관광객을 위한 방갈로 형태로 설계됐기 때문에 가장 큰 방이 가로 세로 9로 통역을 위한 배석자는 커녕 15명의 지도자가 앉기도 넓지않다. 따라서 미국측은 회의장 옆에 별도의 방을 설치, 유선TV를 통해 동시통역을 하기로 했다. 각국의 언어가 많이 달라 예컨대 김대통령의 발언을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이 들으려면「한국어―영어―중국어」의 2중통역을 거쳐야 할판이어서 통역자의 선정에도 어려움이 많았다는것. 김대통령을 수행하는 통역도 최소한 영어와 아시아권 2개이상의 언어에 능통한 인사여야 했는데 김지명(45)염혜희씨(41)등 두명의 여성통역원을 어렵사리 발탁.
○…김대통령은 강택민중국국가주석과 발제연설을 누가 하느냐를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으나 한국이 APEC의 창립멤버란 점과 김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많은 회원국지도자들이 듣고싶어한다는「여론」에 따라 김대통령으로 낙착됐다는 후문. 김대통령은「새로운 태평양시대의 개막」이란 주제로 연설을 한뒤 참석자들의 요청에 따라「한국의 개혁정책과 국제화」라는 테마의 별도 발언도 준비. 블레이크섬에는 통역과 보좌관 1명 경호원 1,2명만 따라갈수있는데 우리측은 박재윤경제수석이 수행할 예정. 물론 이들도 회의장엔 들어갈수없고 옆방에서 대기해야 한다.
○…클린턴대통령과의 단독정상회담을 위한 워싱턴방문은 태평양작전의 메인 이벤트. 정상회담후에 예정된 백악관의 공식만찬은 클린턴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서 처음 베푸는 공식 만찬으로 미국 조야의 지도급인사 1백20명이 초청되며 식사후엔 김대통령내외를 위한 특별공연까지 준비돼 있어 백악관측의 환대를 실감케 될것이다.
한편 김대통령은 22일이 고케네디대통령의 서거30주년 기일인점을 고려, 알링턴국립묘지를 방문, 「꺼지지않는 불」에 헌화할 계획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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