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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개혁 구심체로” 질책성 당부/김 대통령,민자간부 청와대 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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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개혁 구심체로” 질책성 당부/김 대통령,민자간부 청와대 조찬

입력
1993.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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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갈등 조짐 강도 높은 경고/정치 개혁입법 역풍차단 의지 김영삼대통령은 15일 아침 청와대에서 민자당간부들과 조찬을 함께 하며 여러가지 지적과 당부를 했다. 당에서는 이날 조찬을 김대통령이 방미에 앞서 집권당 간부들을 불러 식사나 함께 하는 의례적인 자리로 생각했을것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다른 어느 자리에서의 발언보다도 더 큰 의미와 무게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통령은 전날 이미 청와대 고위 참모를 불러 이날 말할 내용을 밝히고 언론에도 그 뜻이 정확히 전달되도록 하라고 지시한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작심」을 하고 한 얘기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김대통령이 지난 9개월간 당을 지켜본 결과 나온 지적이자 당부일것』이라며『마침 방미를 앞둔 시점을 택했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김대통령은 이날『개혁은 중단없이 계속될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당이 그 중심이 돼 능동적으로 움직여줄것을 역설했다. 여전히 대통령 혼자 개혁을 밀고 나가는 형국이고 당과 내각은 따라오기도 힘들어 하는 모습이라는 질책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기에 또 다른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신경제 전략회의에서 김대통령이「미래를 향한 개혁」을 강조한데 대해 당에서 또다시 다른 소리들이 나오는것을 지적하고 있다는것이다. 민주계에서는『개혁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석한 반면 민정계에서는 『국면전환의 신호』라고 기대를 나타내는등 혼선을 보이고 있는것을 지칭하는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이날 당의 계파간 갈등양상 재연 조짐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질책성 경고를 했다. 김대통령은 최근 당내 일부에서 자기자신은 물론 당과 국민에게 이롭지 못한 언동을 함으로써 당이 분열되고 있는듯한 인상을 주는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당내 특정인사에 대한 전력시비발언, 당대표 자격론 발언등을 가리키는게 분명하다.

 당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조기전당대회설에 대해서도 김대통령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문민정부의 강점이 법을 지키는데 있는데 왜 당헌 당규에 따라 정정당당히 못가느냐는것이다. 김대통령은 이 문제도 계파간 또는 특정인사그룹의 이해에서 나온것으로 보고 있는것 같다.

 김대통령은 이름들을 거명하지는 않았으나『자기 권한이나 소관사항 밖의 일을 언급하는 사람이 있다』고까지 지적한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또 계파별 모임을 갖고 이 자리에서 이런 저런 소리가 나오는데 대해서도 질책을 한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결국 계파를 가릴것 없이 갈등이나 분란을 조장하는 인사나 언동에 대해 경고한것으로 볼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국가 경쟁력」이란 표현을 썼다. 김대통령은『당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구심체가 되어야 한다』며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우리 정치와 정치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의 고삐를 무섭게 죄는 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대통령이 밝힌 국가경쟁력 제고란 경제에 있어 국제경쟁력뿐 아니라 정치 문화 도덕성등 총체적 선진화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와 관련, 우선 당이 깨끗한 선거를 치르기위한 선거법등 정치개혁입법부터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것을 지시했다.

 정치개혁입법에 대한 역풍을 분명히 차단하는 발언이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예산안의 법정기일내 통과를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 부분에서 과거 군사독재시절 야당의 극한투쟁은 이해되지만 문민시대에는 국회부터 법을 지켜야 한다면서 충분한 토론후에는 다수결원칙에 따른 결정이 민주주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야당이「예산안」과「과거청산」을 연계시키고 있는것을 겨냥한것 같다. 여당으로서도 무거운 짐이 지워진 셈이지만 예산국회의 전도가 불투명해졌다고밖에 볼 수 없다.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당에 대해 계파갈등 없이 단합된 모습으로 개혁의 전위가 되어달라는 질책성 당부로 요약된다. 여기에 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외국방문을 떠나기 직전의 시점을 택한것으로 여겨진다. 16일 전 국무위원과 조찬을 함께 할 예정인것도 같은 맥락일것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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