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정치력비밀 파헤쳐/체험바탕 날카로운 분석 돋보여 중국의 최고실력자 등소평의 정치역정에 대한 실증적 추적을 통해 중국의 향후 진로를 분석한 책이 최근 영국 해미시 해밀턴(HAMISH HAMILTON) 출판사에서 나왔다.
84년부터 5년간 북경주재 대사를 지냈던 영국외교관 리처드 에번스가 펴낸 「등소평과 현대중국의 형성(원제 DENG XIAOPING AND MAKING OF THE MODERN CHINA)」은 80대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고 통치권자로 군림하고 있는 현대중국의 작은 거인 등소평의 정치력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는 전기문이다.
현재 당과 정부에 아무런 자리를 갖고 있지 않으나 막후에선 중국 최고의 실력자로 군림하고 있는 그의 통치 스타일처럼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을 극히 꺼려온 그의 성격 때문에 그에 관한 전기문은 거의 발간된 적이 없었다.
지난주 방한했던 셋째딸 등용이 올초 발간해서 「최초의 등소평 전기문」이란 평가와 함께 화제를 모았던 「나의 아버지 등소평」(도서출판 삼문간)이 가족의 시선에서 본 체험적 전기라면, 리처드 에번스가 펴낸 이 책은 중국이 가장 극심한 변화를 겪었던 격동의 시기에 체류했던 외교관의 날카로운 분석이 돋보이는 현대중국정치사에 가까운 전기이다.
89년 천안문사태 이후 중국정치에 관한 책이 나온 적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현장의 체험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최후의 보루인 중국의 변화하는 모습을 등소평의 행보를 통해 자세히 추적한 이 책은 국제관계 연구자에게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86년 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등소평과 주고받았던 이야기, 앞으로 중요한 국제문제로 떠오를 홍콩반환문제, 구소련과 동구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길을 찾아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중국 사회주의체제의 비결등을 다루고 있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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