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 파탄초래할 수도”/학계/“간접자본 재원확보 불가피”/정부 최근 재무부가 국민연금기금등의 강제예탁을 골자로 국회에 상정한 공공자금관리기금법안에 대해 정부와 학계·시민·노동단체에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2024년께 2백조원에 육박할것으로 추정되는 국민연금기금을 국가재정자금으로 예탁해 사회간접자본등에 투자해야한다는 입장인데 비해 학계등에서는 강제예탁은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초래해 국가경제를 불황의 수렁으로 몰아넣을수도 있을것이라고 경고하고있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지급될 국민연금기금의 여유자금중 일정액을 공공부문에 투자,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자는데는 모두가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6공시절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미약해 현재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을 활용한 사회기초시설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8월말 현재 적립된 6조4천5백억원의 국민연금기금중 41%인 2조6천6백억원이 재정투융자특별회계에 편입돼 있는등 현행 국민연금제도로도 부처간 협의를 통해 거의 전액을 사회간접자본등 공공부문에 투자할수 있다.
그러나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등 경제부처는 신경제5개년계획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정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민연금등을 국가재정자금에 강제예탁,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법안을 마련했다.
이들 경제부처가 법안을 만든 의도는 시급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나가되 재원확보를 위해 연·기금관리주체와 일일이 협의해야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자는데 있는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현재 국민연금등에서 재특예탁형식으로 차용한 돈을 일정기간마다 상환해야하는 부담을 없애고 정부가 2008년까지 국민연금기금을 무제한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럴 경우 국민연금기금은 장부상에만 남아있지 실제적으로는 빈 껍데기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학계 및 시민·노동단체들은 이같은 공공자금관리기금법이 제정돼 정부가 근로자들의 예탁자산인 국민연금기금을 제한받지 않고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저하로 인한 연금가입자의 손해는 차치하고라도 이 돈이 국가의 과도한 부채로 남아 2008년이후부터는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초래, 경제구조를 파행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후세대정부는 국가예산중 막대한 비중을 국가부채로 남은 국민연금기금 보전에 사용할 수밖에 없어 경제성장력의 잠식은 물론 국가경제 전체가 파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있다.
결국 시급한 사회간접자본의 투자를 위해 현정부가 끌어다 쓴 국민연금기금의 상환책임을 후세대정부와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는 셈이 된다는것이다. 학계등에서는 공공자금관리기금법보다는 현재의 국민연금제도를 유지한채 한시적으로 사회간접자본등 공공부문에 관한 투자를 확대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후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게 될 가능성이 큰 공공자금관리기금법안은 여론의 장에서 국민적 합의를 거쳐 추진돼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강진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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