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대 회원 2백여쌍 잉꼬부부애 자랑 20대의 신세대에서 60대의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부부들이 PC통신망에 이색적인 동호회를 만들고 본격활동에 들어갔다.한국PC통신(주)이 제공하는 PC통신망 하이텔의 유일한 기혼자모임으로 4일 창립모임을 가진 「부부사랑동호회」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부부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시솝(동호회 대표자)을 맡고있는 이인성씨(36·회사원)는 『그동안 동호회는 비공식적으로 활동을 해왔으나 컴퓨터문맹이나 마찬가지인 중·장년층 부부간에는 사랑을, 자녀에게는 건전한 통신문화의 뿌리내리기를 도모해 보고자 부부사랑동호회를 결성했다』고 창립동기를 밝혔다. 현재 2백여쌍의 회원들중 40대이상만 해도 30쌍을 웃돌고 있다. 폭넓은 연령층만큼이나 회원들의 거주지, 직업, 취미등도 다양하다.
회원들의 직업은 교수, 목사, 군인, 자영업, 토목업, 회사원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동호회이름이 암시하듯 이 동호회에는 사랑의 열기로 후끈거린다. PC를 켜고 동호회에 접속하자마자 하트모양의 그림과 함께 회원들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김중식씨(43·토목)는 『회원들은 부부사랑이 돈독한 사람들이지만 부부생활이 원만치 못한 사람도 이 동호회에 가입하면 모범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게된다』며 바로 자신이 이 경우에 속한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주말부부에게 이 동호회는 사랑의 고리역할을 한다. 비싼 장거리전화를 이용치 않고 대화실에 마련된 「귓속말」이라는 밀실을 통해 둘만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부부사랑회는 ▲자녀와 함께 ▲잉꼬부부 ▲원두막 ▲주부마당 ▲알뜰살뜰 ▲토론한마당 ▲청실홍실등 15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다. 이 방들은 회원들의 들락거림으로 언제나 북적댄다.
「자녀와 함께」라는 공간은 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겪게되는 고충이나 해결방법을 속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는 자녀지도교실이고 「주부마당」은 남편에 대한 사소한 불만이나 불평등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금남의 방으로 남편이 출근한 낮시간대에 이용이 활발하다.
또 「잉꼬부부」는 부부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불협화음이나 재미를 담백하게 뛰우는 사랑의 보금자리이다. 「청실홍실」은 결혼전 연애시절을 회고할 수 있는 추억의 일기장이다.
부부사랑동호회에서 최고의 인기방은 무엇보다 「알뜰장터」다. 이곳은 불필요한 일상생필품을 서로 교환하는 자리인데 공짜로 주겠다는 회원들이 많다. 또 「세상살이」는 부담없는 글을 심심풀이로 뛰울 수 있는 자투리방이고 40세이상 회원들이 활동하는 「원두막」은 동호회내에서 원로방으로 통한다.
동호회 최고령자인 이신복교수(63·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는 『40년간의 벽을 허물고 20∼30대의 신세대들과 PC통신을 즐기다 보면 시간가는줄 모를 때가 많다』고 부부사랑동호회를 자랑했다.【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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