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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골 사리이어 수십개씩 쏟아져/성철큰스님 습골의식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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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골 사리이어 수십개씩 쏟아져/성철큰스님 습골의식 주변

입력
199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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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부위별 3차례에 걸쳐 수습/「좁쌀크기」는 너무많아 못헤아려 ○…다비가 끝난 성철큰스님의 법골을 수습하는 습골의식이 12일 상오10시 해인사 연화대 다비장에서 스님 및 불자등 7백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히 시작됐다.

 연화대와 해인사 대웅전인 보경당에서 1천여명의 불자가 기다리는 가운데 시작된 습골은 3차에 걸쳐 신체 부위별로 40여분간 진행됐다. 1차로 장의위원장인 서의현총무원장, 장의집행위원장인 해인사율주 일타스님, 해인총림 부방장 혜암스님, 법상좌인 해인사주지 법전스님등이 장의막 안으로 들어가 정골부위를 수습했다. 이어 수좌대표 인각(범어사 선원장) 지관스님등이 상체와 중간부위, 문도대표 천제 원택스님등과 비구니대표 인홍스님등이 하체부위의 법골을 수습했다.

 ○…수습된 법골은 부위별로 미리 준비된 보자기에 싼 도자기에, 재는 옹기등에 담겼다. 반야심경 독경으로 습골절차가 마무리된뒤 법골은 차에 실려 보경당에 이운·안좌되어 간단한 의식이 올려졌다.

 이어 열반장소인 퇴설당에 다시 옮겨져 의현 일타 혜암 법전 천제스님등이 참여한 가운데 법골부위의 사리를 수습하는 쇄골절차를 밟았다. 

 ○…습골의식은 처음부터 밝은 분위기였다. 맨처음 장의막 안으로 들어간 법전스님이 정골부위에서 눈이 부실 만큼 영롱한 사리 1과를 발견하면서 스님들의 표정은 밝게 빛났다. 정골사리는 일반적으로 다른 부위에서 나온 사리보다 알이 굵은데다 색도 더욱 영롱해 귀하게 여긴다.

 정골부위의 1과에 이어 팥과 녹두알만한 사리 20여과가 쏟아져 나와 스님들을 놀라게 했는데 좁쌀만한 사리는 너무 많아 정확한 수를 헤아리기까지 하루나 이틀이 더 걸릴 전망이다.

 ○…장의위원회는 사리를 49재동안 보경당에 모셔 공개하기로 하고 이날 1차로 수습된 사리 38과를 빨간 융단에 모신 다음 그 위에 직경 20㎝크기의 볼록렌즈를 씌워 참배객들의 친견을 도왔다.

 ○…그러나 일타스님은 맹목적인 사리숭배를 경계하려는듯 사리의 과다가 깨침의 척도가 될 수 없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 일타스님은 『과거에는 이번처럼 치밀하게 수습을 하지 않아 유실된 일도 많았으나 성철스님의 경우 연화대 맨밑에 철판을 까는등 세심한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일타스님은 또 82년 7월 입적한 경봉스님이나 향곡스님 임곡스님등은 사리를 남기지 않았으나 당대의 선지식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하오 2시30분부터 시작된 다비는 약 39시간만인 12일 새벽3시께 열기가 거의 소진됐다. 스님의 다비는 보통 14∼17시간 걸리는데 성철스님의 경우 비가 올 때를 대비해 참나무장작과 숯을 많이 사용해 시간이 오래 걸렸다.【해인사=이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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