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재정·세제 등 5분야개혁안 통과/성역시되던 소유제도 본격수술 나서 중국 공산당 제14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4기 3중전회)가 11일 북경에서 개막된다. 14일까지 계속될 이번 14기 3중전회는 78년 제11기 3중전회가 설정한 개혁개방노선의 범위를 뛰어넘어 「제2차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대회가 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사전 평가는 지난해 10월의 중국공산당 제14차 전국대표대회(14대)가 계획경제의 기본 틀아래 제한적으로 시장경제를 적용하자는 이른바 「조롱경제」(새장경제)의 종말을 선언하는데 무게를 둔것인데 반해 14기3중전회는 새장이 없어진 무질서속의 「새로운 질서」를 구체화하는 대회가 될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단 「사회주의시장경제의 건설과 관련한 약간의 문제에 대한 결의」를 채택하고 금융 재정 세제 외국무역 국유자산관리등 5개분야의 개혁안을 통과시킬것으로 알려졌다.
▲국유기업 소유권제도의 개혁을 통한 현대기업제도의 도입 ▲그동안 지방정부가 일괄해서 징수하던 세금을 중앙세와 지방세로 나누어 징수하는 「분세제」토의 ▲세제개혁과 금융 및 투자체제의 개혁을 통한 중앙정부의 거시적 조정기능 강화 ▲생산요소시장의 건립을 통한 시장메커니즘의 확립 ▲농촌토지사용제도의 개혁을 통한 제2차 농촌개혁 ▲각기업이 부담해왔던 사회보장제도의 국가부담을 통한 시장경제에 걸맞은 사회보장제도의 확립 ▲환율 단일화등을 통한 경제의 국제화추진등이 5개분야개혁안의 주요 내용을 구성할것으로 보인다.
이들 개혁안의 각론은 우선 고속성장정책이 올들어 심각한 부작용과 한계를 노정한데 따른 반성과 그에 따른 처방을 담고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반기까지의 각종 경제지표는 중국 경제가 자유방임적 과열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줬으며 그과정에서 나온것이 주용기부총리의 「굉관조공」(거시조정)정책이었다. 지난7월부터 시작된 이 정책은 행정명령식의 긴축이라는 과거방식으로 복귀하지 않고 구조개혁을 통해 문제해결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일단 과거의 정책과는 구별되나 투자위축·성장률 감속등 부작용도 가져온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의 개혁방안은 「굉관조공」 추진으로 잠시 뒷전에 비켜져 있던 고속성장정책을 다시 전면에 올린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대회가 11기 3중전회에 비견되는 「역사적」대회가 될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는 그동안 성역시되어왔던 소유제에 관해 본격적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8분의1, 실제상으로는 3분의2가 적자인것으로 평가되는 국유기업과 역시 비능률적인 집체기업을 포함한 공유제기업에 대한 개혁이 없이는 중국경제가 지속적인 고속성장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짐에 따라 공유제라는 「성역시되어온 원칙」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돌파구를 모색하기에 이른것이다. 소유권제도의 개혁의 구체적 내용으로는 주식제도의 도입, 경쟁력을 향상시키기위해 계약제로 사영기업인을 고용하는 방안등이 포함되어있다.
소유제개혁은 「자본주의에서만 시장경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남순강화」의 내용을 훨씬 뛰어넘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14기 3중전회를 앞두고 「등소평 문선」 3권에 대한 대대적 선전이 전개돼온 것도 보수파의 반격을 염두에 둔 조치로 분석된다. 【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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