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지금 자체개혁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사회 각분야가 개혁, 사정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체제를 갖춰가는 가운데 군은 가장 큰 진통을 겪는 집단의 하나가 되었다. 10일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통령주재로 열리는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는 북한의 핵문제및 저들의 최근 군사동향에 대한 점검·협의가 예상되는데, 이런때일수록 군으로선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와 높은 사기등 본연의 태세정립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그동안 진행된 군의 탈정치화는 평가받을만한 성과를 거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성과는 하나의 종결이라기보다는 앞으로 군이 어떻게 존립해야 하는지를 가리키는 하나의 「시작」이라고 우리는 본다.
그동안 하나회의 해체및 그 구성원에 대한 직간접 제재, 일부 장성의 금품수수및 횡령혐의에 대한 조사등은 조직의 체질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겪어야할 진통이면서, 아울러 지휘체계의 이완을 초래하지 않게 해야하는 민감한 사안이다.
최근 김대통령이 지금까지 진급및 보직인사에서 도식적으로 일괄배제된 전하나회회원들에 대한 선별구제 건의를 수용한것은 군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배려로 이해된다. 군이라는 단일조직안에 또다른 사조직이 끼어들 수 없는 당연한 이치를 생각하면 하나회에 대한 그동안의 조치 역시 당연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초급·중견장교들중에는 상급자의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던 인간적 정황도 있었으리라고 생각되는것이다.
문민정부의 개혁과정에서 일부 지나치게 자주 단행된 인사도 군지휘체계의 안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럴수록 중요한것은 형평의 원칙이나 기강확립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인사의 선례가 있어서는 안되겠다는것이다. 인사는 엄정해야 한다. 그런한편에서 「사고두려워 일안하기」와 같은 무사안일 현상이 있다면 그것도 경계해야 한다.
9일 열린 국방대학원 안보문제연구소주최의 민군관계발전에 관한 세미나에서는 우리사회에서 「영향력있는 집단」으로서의 군의 순위가 크게 낮아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군의 탈정치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안보의 제1차 담당집단으로서 남다른 긍지를 갖게해주는 조치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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