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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럽던 문화교류에 활력(한·일 새시대: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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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럽던 문화교류에 활력(한·일 새시대:4·끝)

입력
199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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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서 고려 점진추진 전망/문화재 반환문제에 성의 기대 김영삼대통령과 호소카와일본총리가 경주회담에서 과거사 극복에 합의함으로써 그동안 「지난날의 국민정서」에 눌려 상호에 대한 배타적태도를 취해왔던 한일간의 문화교류가 다소 활기를 띠게될 전망이다. 문화교류는 상호인적교류의 계기로 작용되기 때문에 향후 양국간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또 이같은 문화교류에는 우리의 일본에 대한 문화재 반환문제가 자연스럽게 제기된다는 점에서 양국은 새로운 과제를 안게될 전망이다.

 김대통령과 호소카와총리는 『각 분야에서의 인적·문화적 교류를 통한 상호신뢰와 이해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특히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교류를 확대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호소카와총리는 이어 『한국 유학생들을 비약적으로 일본에 받아들이도록 이미 지시해놓았다』고 말해 일본측으로서는 이미 한일 청소년교류에 대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일간의 문화교류는 적지않게 민감한 요소가 많은게 사실이다. 지난날 일제의 「문화침략」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일본대중문화의 개방이「문화지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넓게 퍼져있다. 또 일본국내에 있는 한국문화재의 반환문제는 대부분이 그 출처나 유통경로가 불투명해 반환의 방식이나 협상경로가 미지수임에도 불구하고 이에대한 국민감정은 「과거사」 이상으로 치열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한일간의 문화교류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조심스럽게 진행될 전망이며 우선 순수예술과 학술위주의 문화교류가 활기를 띠게 될것으로 보고있다. 한일간의 예술프로그램교류는 공연과 전시부문의 경우 90∼92년 3년간 총2백83회로 방한이 1백25회, 방일이 1백13회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던것은 대부분의 「방한」이 국민감정을 고려, 간접적이고 비공식적인 모양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김대통령과 호소카와총리가 인적·문화적교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확대시키기로 합의함으로써 앞으로 한일간의 문화행사가 과거의 틀에서 탈피, 보다 자유롭고 공개리에 개최될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일본 전역에서 「가야문화전」, 「한국의 색과 형」, 「창극 심청전」등의 문화행사가 열려 성황을 이루었다. 이에대한 답방형식으로 내년 9월부터 3개월간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인 일본문화행사는 이번 정상회담합의에 따라 해방이후 거의 처음으로 열리는 공개적인 일본문화행사가 될것으로 보인다. 일본측도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당초의 계획보다 훨씬 「성대하게」 이 행사를 치르기로 하고 정부차원의 지원까지 검토하고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문화교류는 향락적이고 퇴폐적인 대중문화의 「밀수입」과는 엄격히 구분되어져야 하며 현재 우리정부가 취하고 있는 일본영화의 수입불허방침에 대한 재고의 목소리도 신중한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야 할것이다.

 유학생 교류와 관련, 호소카와총리가 『비약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부분 역시 과거의 청산차원으로 이해되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일본은 한국의 유학생에 대해 자국의 대학에 쿼타를 할당해 놓거나 별도의 「유학생비자」제도를 적용, 엄격한 제한을 가해왔다. 그 결과 국비유학생의 경우 미국에는 현재 6백24명이 재학중이지만 일본에는 불과 15명만이 유학하고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수치는 우리국민의 선호도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교류 자체가 실질적으로 차단돼 왔었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우선 대학별 한국인 할당제나 유학생비자제도를 폐지하는 조치를 조만간 취할것으로 전망되고있다.

 현재 일본에 있는것으로 우리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한국문화재는 3만1천2백23점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일본에서 환수된 유물은 지난 65년에 체결된 「한일 문화재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에 의해 반환된 1천3백26점을 포함, 2천7백50점에 불과하다. 이번에 한일정상간에 문화교류협력을 약속한것이 나머지 문화재의 완전 반환을 의미하는것은 아닐것이지만 최소한 이에대한 일본측의 성의있는 태도는 기대할 수 있다는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이 문제가 한일간 문화교류의 과제로 남게될것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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