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협상에도 영향 있을듯 워싱턴정가에 떠돌던 클린턴행정부의 외교팀 개편설이 사실로 드러나고있다. 8일 클리프턴 워튼국무부부장관(66)의 전격사임은 향후 미외교정책의 방향수정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클린턴대통령은 개각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최소한 외교팀의 색깔은 상당히 변할것이라는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보스니아 소말리아 아이티 북한핵문제등에 있어 미국언론과 의회가 클린턴행정부의 외교노선을 비난한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은 외교문외한인 대통령과 국무부고위층이 모여 제대로된 외교정책을 수립할수가 있겠느냐고 드러내놓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클린턴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은 보스니아사태 해결은 항상 엄포로 그치고 소말리아사태는 일개 군벌에 농락당하는 꼴이 돼버렸다. 턱밑의 아이티에서는 군부가 설치고있고 북한핵문제도 질질 끌려다니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언론은 클린턴외교의 무능함에 집중포화를 퍼부었고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내에서도 외교팀의 불협화음과 정책부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워튼의 사임은 이런 분위기를 전환해보려는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부장관은 국무부내 서열2위로 외교정책수립의 실무책임자. 그러나 워튼은 외교나 정치경험이 전혀 없다. 뉴욕주립대학총장, 미시간대학총장을 지낸 전형적인 「책상물림」이다. 클린턴대통령에게 전격발탁되기전 6년동안 1천1백20억달러 규모의 교사연금재단이사장직을 지낸것이 유일한 공직경험이었다.
실제로 워튼은 언론의 사냥감이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1일자에 워튼을 「성가시고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인물」로 표현했으며 신문들은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이 클린턴대통령에게 보다 강력한 국무부 외교정책팀 구성을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워튼의 후임으로는 토머스 피커링러시아대사, 윈스턴 로드국무부동아태담당차관보, 돈 매켄리전유엔대사, 마이클 아마코스트전일본대사등이 물망에 오르고있다.
어쨌든 클린턴행정부는 워튼을 희생양으로 삼아 지지부진했던 외교문제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구체적인 변화가 가시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클린턴외교가 현재보다는 보다 강력하고 분명한 색깔을 보이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와있다는 점은 분명하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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