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언론에 한국뉴스가 많아졌다. 영국언론에 한국은 좀처럼 「기사가 되지 않는 나라」이다. 그런 경향을 깨고 한국뉴스가 매일 보도되다시피 하는 것은 물론 북한의 핵과 미국의 대응이 뉴스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후 북한의 남침가능성설과 미국의 선제공격설은 영국언론의 구미를 자극한 것 같다. 이들은 미국발로 이같은 뉴스를 보도했다. 로이터등 주요통신은 다시 영국신문의 보도내용을 전세계에 타전했다. 이는 다시 국내신문과 방송에 큼지막하게 보도되곤 했다. 순환적인 인용보도를 통해 뉴스는 더욱 확대되고 「한반도의 위기설」또한 증폭되는 느낌이다.
이러한 증폭과정에 일조하고 있는 영국언론이 한국문제에 얼마나 정통한지 획일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대체적으로 보자면 한국에 큰 관심이 없는만큼 기사도 그리 깊이있는 편은 아니다.
다만 9일자 가디언지의 보도는 한번 주시해볼만 하다. 이 신문은 상당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와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전문가의 말을 인용, 북한핵과 관련한 미국의 대응을 독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디언지의 시각은 북한의 남침가능성설은 근거가 희박한 것이며 미국의 대북선제공격설은 우왕좌왕하는 미국행정부의 대외정책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남침가능성의 근거로 제시된 북한의 군사력 이동은 적어도 2∼3년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이는 한국군의 배치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제와서 느닷없이 북한의 대남선제공격설이 제기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이 신문은 북한의 의도를 달리 해석하고 있는 미 국무부와 국방부의 의견이 남침설및 대북선제공격설의 근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가 북한보다 국무부를 상대로 「선제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가디언의 분석 역시 맹목적으로 의존할 것은 못된다. 하지만 종잡을 수 없이 세계를 떠도는 미확인 외신을 국내언론이 다시받아 엄청난 뉴스인양 확대하는 것은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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