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의 가을개편에서 두드러진 현상중의 하나가 토크쇼프로그램의 대대적인 증편이다. 기존에 있던 SBS TV「주병진쇼」(토·일 하오9시45분)를 비롯, KBS2 TV 「인생 이얘기 저얘기」(월·화 하오10시55분)「심야에의 초대」(일 하오11시)「밤과 음악사이」(수·목 하오10시55분) 그리고 MBC TV「김한길과 사람들」(토 하오11시40분)등 현재 3개방송사에서 방영중인 토크쇼는 무려 5편에 이른다. 시간대도 금요일을 제외하고 주중내내 방송되고 있어 시청자들은 언제라도 토크쇼를 접할수 있다. 가히 토크쇼 범람시대라 할만하다.
이러한 토크쇼의 폭증은「주병진쇼」가 시청자들로부터 의외의 인기를 얻자 타방송사들이 유사프로그램을 앞다퉈 신설해 대응편성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KBS와 MBC는 경쟁에 나서면서도 「주병진쇼」의 선정성과 저질성에 대한 세간의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토크쇼의 고급화를 기치로 유명소설가를 진행자로 내세우는등 프로의 질적 향상을 위한 자구책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수적인 증가와 달라진 진행자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토크쇼에 대한 만족도는 제작진의 그것과 일치하지는 않는것 같다.
지금까지의 지적처럼 시청자 불만의 가장 큰 원인은 프로그램의 천편일률적인 내용이다. 사회유명인사나 연예인이 초대되고 별반 새로울것이 없는 비슷한 형식의 질문과 대답도 예전 모습 그대로이다. 일부 프로그램이 풍자코너를 가미해 색다른 시도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프로그램이 중간중간 음악을 삽입한다거나 영상자료를 끼워넣는등 구성과 진행방식이 대동소이하다.
더욱 시청자들의 기대를 꺾는것은 여전히 이들 토크쇼들이 독자적인 방식을 추구하기보다 초대손님의 유명세에 의존해 시청률을 올리려는 센세이셔널리즘의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급화를 내세웠던「김한길과 사람들」마저도 이러한 단순 인기경쟁에 편승해 애초의 의도를 의심케 한다. 이 프로는 첫출연자로 개혁정부의 실세로 꼽히고 있는 최형우의원을 초대하더니 두번째는 탤런트 최진실을 출연시켜 인기연예인출연을 될수록 자제하겠다던 제작의도를 벗어나고 있다.
독특한 구성과 진행방식 개발을 통해 자기만의 색깔을 갖는것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토크쇼 범람시대에 그리 유명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진실한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줄수있는 친근한 토크쇼의 모습이 아쉽다.【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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