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자 열어 학부모 대상 “바가지”/극기훈련도 사례비받고 참가/어머니교실 핑계 상품팔기도 교육당국의 학교별 찬조금품징수 불허방침에 따라 기부금품모집이 많이 사라졌으나 일부 국교에서 바자등을 통해 교비(교비)를 편법조달하거나 사례비를 받아 말썽이 되고 있다. 학부모들이 교육적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바자를 열어 이익금을 학교에 기부하는 곳도 물론 있지만 일부에서는 업자와 결탁,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까지 보내 구매를 강요하고있다.
교육부는 찬조금말썽을 없애기 위해 시도교육청에 기부금을 내도록 하고 이렇게 모아진 돈을 각 학교에 나눠주기로 한 제도가 실효가 없자 최근 운동회 학예회 소풍등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하는 교내행사에 한해 당일 학부모들이 소액의 성의표시를 할 경우 받을수 있도록 추가로 허용했는데 건전기부자는 별로 없어 여전히 음성적 교비조달이 행해지고 있다.
가장 흔한 도서바자의 경우 정가의 10∼20%가량 할인해 주고 있으나 각종 도서가 시중에서 덤핑판매되는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바가지구입이 대부분이다.
바자는 어머니교실등 학부모들이 주관하는 자발적 행사이지만 업자선정등 실질적 업무는 학교가 관장하는 일이 많다. 운동회에서의 음식판매, 의류바자에서도 업자와 학교의 계약때문에 학부모들이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생긴다.
엑스포참관과 극기훈련등의 참가비도 업자와 학교측이 수의계약을 해 사례비를 받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2박3일 일정으로 엑스포참관을 한 서울O국교의 경우 업자와 학교측은 당초 학생 1인당 4만2천원으로 참가비를 정했다가 일부 교사들이 비싸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3만8천원으로 내렸다. S국교는 비슷한 참가비로 관람을 한뒤 업자로부터 교사들이 학년별로 20만원씩 사례금을 받은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국교에서는 학교측이 엑스포참관과 별도로 극기훈련을 실시하려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학교장 재량인 학교운영비로 구입하는 책의 구매과정에도 뒷거래의혹이 여전하다. 도서관용으로 구매되는 도서전집류는 폐기처분돼 시중에서 정가의 20∼30%가량으로 덤핑판매되는것이 대부분이다.
서울S국교는 지난달까지 문고본 사전류 인물전집등을 정가의 80∼90%에 구입하면서 1백50여만원을 지출했는데 교사들이 청계천등 도매상에서 목록대로 값을 알아본 결과 구입가의 20%정도면 구매할수 있는 수준이었다. 덤핑판매되는 도서들은 대부분 맞춤법 개정전에 나온것들이어서 교육적 역효과까지 내는것으로 지적됐다.
일부 국교의 어머니교실이 매월 주제별로 개최하는 강좌가 업자들의 상혼으로 의미가 변질되는 일도 생긴다. 지난달 서울D국교에서 열린 「어린이 성폭행에 관한 강좌」에서는 초빙강사가 10여분동안 주제강의를 한뒤 어른의 성문제로 화제를 바꾸더니 상품(비데)광고에 열을 올려 참석학부모들의 빈축을 샀으며 이런 강좌를 개최한 저의를 의심받기까지 했다.
서울 모국교의 교장은 『교육부조리 척결에 따라 찬조금이 줄어 학교살림이 어려워진게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학교가 업자와의 유착의혹을 받는 일을 하거나 업자들이 학교를 장삿속으로 이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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