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적극활동 재개 신호탄 분석/최고실권자 “예우일뿐”반론도 지난 2일 발간된 「등소평 문선」제3권에 대한 중국 언론의 보도가 지나치게 요란해 그 저의를 놓고 견해가 분분하다.
중국 언론의 향도격인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경우 3일부터 6일까지 연 4일째 1면 전면을 포함해 몇개면에 걸쳐 「등소평 문선」관계 기사를 실었다.
외국인을 주 독자로한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4일 연속 1면 기사로 다루는 이러한 편집경향은 광명일보 해방군보 경제일보등 기타 주요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신문들의 이같은 보도열기는 7일 다소 수그러드는듯 했으나 중국공산당지도부는 각종 회합에서 이를 논제로 삼고있다.
「등소평 문선」제3권에는 82년 9월부터 92년 2월까지 사이에 등소평이 한 지시 담화 그리고 인터뷰내용등 총 1백19면의 각종 문건이 망라되어 있다. 맨 첫 자리에는 「중국 특색을 가진 사회주의의 건설」을 처음 언급한 중국 공산당 제12차 전국대표대회(12전대)의 개막사가 실려 있다. 마지막부분은 92년 1월 18일부터 2월 21일 사이 무창 심천 주해 상해등지에서의 담화요점」 즉 「남순강화」가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선은 등소평의 개혁 개방 노선의 전개와 발달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러나 중국 언론이 이미 지나간 일을 새삼 대서특필하는 배경을 놓고는 견해가 엇갈린다.
전례에 비추어 볼때 아주 이례적인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최고 실권자에 대한 예우 이상의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내포됐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자의 주장을 펴는 이는 「등소평 문선」제1권과 제2권이 출판되었을 당시에도 현재와 같은 「요란한」보도태도였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38년부터 65년 사이에 발표된 문건을 수록한 제1권은 89년에 출판되었으며 75년부터 82년사이에 발표된 문건을 수록한 제2권은 이에앞서 83년에 출판됐다. 이들 문선은 처음출판당시에는 똑같이 「등소평 문선」이었으나 재판 발행시 수록문건 발표시기를 기준으로 하여 1권 2권으로 구별했다.
그러나 후자의 주장을 펴는 이는 시기적으로 14기 3중전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례없이 당지도부의 단결된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요 논거로 들고있다. 14기 3중전회에서는 금융 세제등 경제의 기본 운영틀을 획기적으로 시장경제화하는 여러가지 조치가 결정될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8일의 출판보고회는 총리업무에 본격적으로 복귀한 9월이후에도 가끔씩 주요행사에 불참했던 이붕총리가 주재했으며 양상곤, 양백 등 정치의 중심권에서 밀려나 있던 인사까지도 참석했다.
따라서 「등소평 문선」의 대대적 선전은 3월 전인대 폐막이후 개혁방향을 놓고 심화된 지도부의 분열을 봉합하기 위해 마침내 등소평이 또 다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는것이다. 또 한차례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 14기 3중전회를 앞두고 보수파를 침묵시키기 위해 책을 통한 「남순」이 시도되고 있다는 견해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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