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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기만한 운전자들/크리스토퍼 라일리(내가 본 한국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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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기만한 운전자들/크리스토퍼 라일리(내가 본 한국 한국인)

입력
1993.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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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손수정비·양보운전 드물어 외국인들이 한국 특히 서울을 처음 방문할 때 가장 놀라는 일중 하나는 엄청난 교통체증과 운전자의 운전습관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자동차수효는 매년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급속한 증가가 곧 도로사정에 큰 부담이 되어 심한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6백만대의 자동차중에서 일반승용차가 4백만대를 넘었고 자동차 소유세대들이 좀더 젊은 세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또 이들 젊은 운전자들의 상당수는 여성들이며 중견사업가가 검정색 대형승용차를 타고 가는 풍경은 자신에 넘친 사람들이 손수 운전하는 밝은 색깔의 소형차들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고장이 났을 때에야 고치는」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는몰라도 자동차 고장에 대한 예방과 관리에 대해서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듯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근처에 있는 조그마한 자동차 정비업소에서 정비를 받고 있는데 이는 통상적인 자동차 정비나 정기적인 검사를 위해 자신의 자동차를 만든 업체에서 지정한 정비업소를 일부러 찾아가는 유럽인들의 사고방식과는 대조적이다. 지정정비업체를 찾아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나의 자동차를 만든 회사에서 훈련받은 기술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정업소에서의 정비와 더불어 유럽에서는 자동차를 직접 정비하고 돌보는 「DO IT YOURSELF(스스로 해라)」가 정착되어있다. 요즈음은 일부 젊은 여성들까지 클러치를 교환해야 하는등의 다소 힘든 일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수리를 스스로 한다. 영국에서 내가 처음 구입한 차는 중고차였는데  6년이나 쓴것이었는데도 꽤나 상태가 양호했다. 나는 그 차를 그 이후 10년이나 타면서 21만를 주행했는데 그동안 엔진, 조향장치, 변속장치, 브레이크 정비와 분해 검사를 나혼자 했다.

 내가 직접 할 수 없었던 단 한가지 일은 자동변속장치를 새로 설치하는것이었다. 운전자들에게는 이런 일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즐거운 취미이며 자동차의 작동원리를 알게되고 자신이 운전하는 차에 대해 애정을 갖게된다. 또한 간단한 정비교육프로그램이 고등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운영하는 기술대학의 야간강좌에 개설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배울 수 있다. 대다수 한국의 운전자들이 자신의 차를 스스로 정비하는 재미를 느낄 기회를 놓치는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또 한가지 한국의 교통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높은 교통사고율이다. 이같은 현상은 차가 갑자기 늘어난 탓도 있겠지만 한국인들의 양보심이 부족한 운전태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운전할 때「주고받는(GIVE & TAKE)」태도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운전할 때 나같은 외국인들은 버스나 택시때문에 무척 겁이 나는데 일부 택시와 버스운전사들은 다른 사람들의 안전에 별로 관심에 두지 않는것같다. 유럽에서는 방어운전에 중점을 둔다. 젊은 사람들에게 운전교육을 시킬 때 주지시키는 주요 사항중 하나는 교통흐름 속에서 급정거등을 하지 않도록 앞뒤의 교통상황을 잘 관찰하여 예측가능하게 운전을 하라는것이다. 서울에서는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급차선변동을 하는 차량들을 너무나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이와같은 한국의 운전문화에 대한 몇가지 문제는 한국이 세계의 자동차대국으로 발전해 가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를 처음 갖게 되면 새로운 자유로움을 느끼며 자동차 자체에만 가치를 두게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동차를 올바로 관리하고 안전하게 운전하는데 더욱 큰 관심을 쏟게된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성숙한 자동차문화가 정착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것이다.<한국쉘석규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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