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오면 돋보이는것이 자작이다. 지금 높은 산에는 황금색으로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가 흰껍질을 푸근하게 싸안고 있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만 자라는 낙엽활엽수이다. 자작이란 소리만 들어도 「숲속의 주인」 「깊은 산」을 연상시킨다.
매서운 추위를 좋아하는 탓인지 수천 수만그루가 서로 얼싸안고 산다. 20∼30의 키 큰 자작도 북극이 가까울수록 30㎝가량의 난쟁이로 변해 얼어 붙은 땅을 이불처럼 덮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강원도를 비롯, 북쪽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백두산엔 해발 2천부근부터 일대 군락을 이루고 있다. 89년 8월 한국자생식물연구회원들은 끝없이 펼쳐진 자작의 군락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단군이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를 열었다면 신단수는 자작나무일 수밖에 없다는것이 자생식물연구회원들의 시각이다. 백두산 제일 높은 곳에 사는 나무는 자작뿐이기 때문이다.
박달나무와 생김새가 비슷하나 박달은 껍질의 흰빛이 자작보다 부족하다.
원시숲을 이루며 살다보니 많은 기생식물을 품고 산다. 자작숲 아래는 백두산 삼보라는 초종용등 수많은 불로초가 살고 있다.
자작의 특징은 나무껍질에 있다. 매끄럽고 질긴 흰색껍질은 잘 썩지 않는다. 벗기면 종이조각처럼 쉽게 벗겨진다. 경주 천마총의 구름을 밟고 달리는 천마도는 자작나무껍질에 그려진 그림이다. 백두산 사람들은 자작나무집에서 나고 자작껍질에 쌓여 죽는다.
심마니들이 산삼을 캐면 자작나무껍질에 싸서 보관한다. 껍질에 밥을 싸놓으면 3∼4일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불에는 약하나 물에는 강하다. 지팡이 낚싯대 연장의 손잡이 특히 단궁의 궁배를 감는데 자작이상 없었다.
목재는 단단하고 치밀해 수레바퀴나 기계 조각재 빗등 특수용재로 쓴다. 해인사 팔만대장경도 자작과 박달로 만들어 졌다.
곡우때 줄기에 상처내 흘러 나오는 수액을 마시면 무병장수한다 했다. 자작둥치에 불을 피우고 줄기에 상처를 내면 물이 흐른다. 수액을 발효시킨 자작주는 만취했다가도 1시간만 지나면 깨끗이 깨는 미주이다.【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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