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실명제시대/증시가 변한다/「큰손」퇴조… 과학적투자 각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실명제시대/증시가 변한다/「큰손」퇴조… 과학적투자 각광

입력
1993.11.07 00:00
0 0

◎무명저 PER주 폭등세… 「귀족주」변신/고객예탁금 줄어도 종합주가지수 상승/고가주 계속상승 저가주 하락 양극화 금융실명제 실시와 2단계금리자유화등 금융환경이 변하면서 주식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별로 이름도 없던 종목의 주가가 급등, 이른바 「귀족주」반열에 드는가 하면 그동안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했던 「큰손」들이 급격하게 퇴조하고 있다. 투자측면에서도 선진국에서나 활용되던 각종 과학적인 분석기법이 등장, 투자자들을 사로잡는등 루머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던 주식시장이 빠른 속도로 과학화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과거의 분석틀로는 좀체로 설명하기 어려운 「괴이한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것도 이같은 증시의 구조적인 변화때문이다. 주식전문가들은 실명제시대에 맞는 새로운 투자감각이 있어야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움직임은 최근의 종합주가지수와 고객예탁금의 추이―. 고객예탁금이 늘지 않았는데도 주가는 올랐다. 실명의무전환만료일 직후인 지난달 13일 2조6천8백여억원이던 고객예탁금은 지난4일까지 약 한달사이에 4백50억원가량이 줄어든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7백40에서 7백69로 30포인트가까이 올랐다. 

 고객예탁금은 주식을 사기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겨놓은 자금이란 점에서 향후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역할을 해왔다. 말하자면 예탁금이 늘면 주가가 오르고 줄면 내리는등 고객예탁금과 종합주가지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정비례관계를 유지해왔다. 따라서 실명제등 금융환경의 급변으로 주식시장내의 양대 척도인 종합주가지수와 고객예탁금의 역학관계에 변화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이와관련해 눈여겨볼만한 사실은 고객예탁금의 하루 변동 폭이 실명제실시이후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실시(8월12일)전 3개월간 고객예탁금의 하루변동폭은 80억원정도였으나 실시이후 약 3개월간에는 40억원으로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가·차명계좌가 실명제 직격탄을 맞았고 이에따라 가·차명계좌를 주로 활용하던 큰손들이 「무장해제」를 당하는등 입출금이 빈번한 「핫머니」의 활동이 크게 제약을 받기 시작했기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신 선진국처럼 투자신탁회사나 은행등 공익성을 띤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투자측면에서도 새로운 개념이 속속 등장, 선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PBR(주당순자산가치) PCR(주당현금흐름)등이 그 예다. 특히 저PBR(한주 가격에 비해 회사자산이 많은 일종의 「자산주」)주는 최근 폭등세를 연출, 「무명」에 가까웠던 만호제강의 경우 지난6월 2만원대에서 최근 7만원대로 껑충 올랐다. 

 한편 실명제이후 주가가 양극화하고 있어 증권시장을 통한 산업구조 조정이 본격화될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가우량주는 주가가 더 오르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저가주는 더 떨어졌는데 고가우량주는 대부분 수출비중이 높은 중공업주들이 주력이었고 저가주는 신발등 노동집약적인 경공업관련주들이 많았다.

 쌍용증권 조웅식부장은 『실명제이후 시장메커니즘이 크게 바뀌었다. 큰손이 퇴조하고 기관의 힘이 커졌다. 또 주가가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증권분석가인 엄길청씨는 『이제부터는 단순한 감이나 뜬소문정도로는 수익성을 올리기가 힘들다. 과학적인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경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