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전엑스포가 남긴 것(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전엑스포가 남긴 것(사설)

입력
1993.11.07 00:00
0 0

 「대전 엑스포」로 불리는 세계박람회가 7일 막을 내린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인박람회라는 기록을 무사히 남기게됐다. 세계최초로 개발도상국에서 열린 국제박람회라는 위험부담과는 달리, 이번 대전엑스포는 그런대로 기대했던만큼의 성과를 거둔것으로 주최측은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예상을 넘어선 입장객의 홍수로 뒷받침됐다. 7일까지 추정 입장객은 자그마치 1천4백만명이나 된다.

 게다가 외국인 관객수도 당초의 예상 50만을 넘어 60만을 기록했다.

 이로써 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세계박람회를 무사히 치러냈다는 사실을 축하할 수있게 됐다. 박람회장의 전시내용도 21세기를 향해 달리는 첨단과학·기술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1천4백만 입장객을 통해 전국에 교육효과를 줬을것이다.

 어쨌든 이제 석달동안 전국의 가정마다 총동원되다시피 했던 축제는 끝났다. 남은 일은 그 결산평가와 뒤처리다.

 우리는 대전엑스포가 무사히 치러졌음을 자축하면서도, 그 성과의 평가에 대해서는 엄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다녀간 관객의 숫자만으로 성과를 자랑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전엑스포에는 정부와 참가기업들이 줄잡아 1조7천억원의 막대한 돈을 쏟아넣었다. 게다가 입장객이 뿌린 돈도 2천6백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도로나 각종 기반시설에 들어간 토목공사비까지 계산한다면 대전엑스포는 엄청난 국가자원이 투입된 박람회였다.

 대전엑스포의 성과를 입장객수만으로 계산할 수없을 만큼, 투입된 국가자원은 규모가 컸다. 규모가 컸을뿐 아니라 첨단기자재의 80%정도가 우리 기술의 산물이 아니라 수입된것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중요한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기업과 정부는 더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대전엑스포에서 얻은 경험을 정책당국과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살려나가느냐에 앞으로의 성과가 달려있다.

 또한 엑스포를 지나치게 숫자놀음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될것이다. 1백8개국에서 온 세계인과, 그들의 고유문화와의 접촉은 엑스포가 아니고는 누릴 수없는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우리가 세계인으로 계속 뻗어나가겠다는 야심이 있다면 이들 지구촌 구성원과의 만남을 영구적인 기념물로 발전시켜야 할것이다. 그런 뜻에서 민족학박물관을 만들자는 인류학계의 주장은 적극 검토해야 할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우물안 개구리꼴을 벗어날 수있다면 대전엑스포가 남긴 값진 유산이 될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