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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고리끊고 성숙한 동반자로…(한­일 새시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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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고리끊고 성숙한 동반자로…(한­일 새시대:1)

입력
1993.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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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정상회담 역사적 의미/경협통한 국제경쟁력강화 초점/한/「과거」멍에벗고 아주주도권 겨냥/일 김영삼대통령과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일본총리는 6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한일양국이 과거사문제를 극복하고 21세기를 내다보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 갈것임을 선언했다.

 이번 회담이 양국관계에 새 지평을 여는 디딤돌이 될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호소카와총리의 한일과거사에 대한 인식표명과 사과발언에 대해 『한일양국국민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정립해 나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것』이라고 평가했다.

 호소카와총리의 이날 발언은 한일과거사에 대한 역대 일본총리의 입장표명중 가장 전향적이라는게 공통된 반응이다. 과거사문제의 극복을 통한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구축이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 할수 있다면 그 분위기는 회담전부터 성숙돼 있었다.

 김대통령은 취임직후부터 일본이 과거사를 「말」로 솔직히 인정만 하면 더 이상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김대통령의 뜻에 호응이라도 하듯 일본의 정치환경에도 변화가 생겼다. 38년간의 자민당정권이 끝나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개혁을 표방한 호소카와연립정권이 탄생한것이다.

 이후 양국 정상은 대면만 하지 않았을 뿐 개혁정책을 매개로 해 서로 깊은 호감과 신뢰를 보여왔다.

 그렇지만 한일 두나라 정부나 양국정상이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자는데 이해를 일치시킨데는 또 다른 이유와 배경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김대통령의 새정부는 국내의 개혁정책과 함께 개방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에 국력신장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체(APEC)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고 특히 역내협력체제 강화란 실리차원에서 볼때 일본은 필수적인 존재일수 밖에 없다.

 호소카와총리도 일본의 역할증대를 통한 아시아의 주도권을 쥐려 하고있다.그러자면 일본에 족쇄처럼 채워져있는 과거사문제를 털어버려야 할 처지이고 이 부분에 가장 상징적인 한일과거사문제부터 풀어 가려 했을것이다.

 호소카와총리가 격식을 뛰어 넘어 방한희망의사를 밝혀오고 김대통령이 이를받아들인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수 있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핵문제를 비롯한 다른 의제는 언뜻 기존입장의 재확인 수준으로 보이나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도 있다.

 우선 양국간 경제협력강화이다. 양국은 세계총생산의 55%를 차지하는 아태지역의 번영을 위해 양자차원뿐 아니라 지역적 동반자 수준으로 관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구조적인 경제력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점을 양국이 어떻게 극복해 가는냐가 관심사이다.

 이와 관련한 환경은 과거보다 좋은게 사실이다.한국은 과거와 달리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만 풀어가겠다는 당당한 입장이다.

 일본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양국간 무역불균형의 원인이 일본측에도 있음을 밝히고 있다. 기술이전문제등 일방이 요구하면 딴전을 부리던 식의 관계가 새로운 토양을 마련한 셈이다.

 여기서 주목할것은 양국정상이 경제뿐 아니라 다방면에 걸친 교류기반확충을 다짐한 점이다. 특히 사회 문화등 분야에서의 인적 교류 활성화에 의견을 같이하고 그 구체적 조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일본이 지금까지 관심을 보여온것은 대한 문화교류, 즉 문화진출이었다.이날 회담에서 우리가 이 부분에 어느 정도 유연한 자세를 보인것도 「한일새시대」의 개막을 의식했기 때문이라 보여진다.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협력체제 강화와 이 문제와 일·북한 수교협상을 연계시킨것도 종래 입장의 확인 같지만 정상간의 합의이기 때문에 무게가 더해졌다고 할수 있다.【경주=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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