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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은 “개혁파·개성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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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은 “개혁파·개성파”

입력
199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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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출신·정치통찰력 탁월 공통점/개혁방식 다르고 취미선 뚜렷한 차이 김영삼대통령과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일본총리. 6일 하오 신라의 고도 경주에서 첫 만남을 갖는 양국정상은 현저한 나이차(김대통령66·호소카와총리55세)에도 불구하고 태어난 환경과 정치역정, 지도력과 개인적 스타일면에서 지극히 닮은 점이 많다. 반면에 양국의 사회·문화적 차이에서 파생되는 이에대한 적응방식의 구별은 양국정상의 뚜렷한 개성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우선 양국정상은 「변화와 개혁」이라는 공통된 정치목표외에 집권과정이 유사성을 갖고있다. 두 사람은 정치적 소수그룹의 리더로서 국민 개개인의 힘과 여론을 바탕으로 집권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두 사람 모두가 정치흐름을 포착하는 통찰력이 뛰어나며 여론의 향배를 판단하는 눈이 특별하다는 공통된 평가를 받고있다. 또 양국정상은 위기에 처했을때 이들만이 갖고있는「 정면돌파」라는 정공법을 실 정치에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반면에 김대통령이 만년야당에서 여당으로 「변신」함으로써 집권의 지름길에 접어들었다면 호소카와총리는 만년여당에서 야당으로 물러섬으로써 권좌의 연대를 형성해냈다는 점이 차이점으로 보여지고있다.

 이같은 차이점은 지도자로서의 통치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있다는 지적이 있다. 즉 김대통령은 오랜 야당생활로 특유의「고집과 돌파력」을 최대의 무기로 갖게됐지만 호소카와총리는 집권당의 파벌속에서 익힌「섬세한 협상력」을 최고의 수단으로 여기고있다는 점이다. 김대통령이 지극히 중앙집권적인 결단력으로 변화를 주도해나가는 성향이라면 호소카와총리는 비자민7개정파와의 끊임없는 협상을 통해 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모습이다. 

 두 정상은 적잖이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던 관계로 「곤란」으로부터 일찌감치 자유스러울수 있었으며 이같은 성향은 집권후에 빼어든 개혁의 칼에 한치의 「구김살」이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있다. 김대통령에 못지않게 호소카와총리는 구구마모토(태본)현 영주의 후손이며 그의 외조부는 일본총리까지 지낸 인물이었다. 한가지 차이라면 김대통령이 경제적인 유복만을 가졌었다면 호소카와총리는 정치적인 유복까지 향유했었다는 점일것이다.

 두 지도자가 개혁에 대해서 전범위를 포괄하며 절대적 완결주의를 추구할수 있는 점은 이같은 성장배경에서도 엿볼수 있다는것이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근검생활 실천이나 골프장 출입금지에서 시작되는 주변개혁에서 정치개혁으로 옮겨가고있는 형태라면 호소카와총리는 취임전부터 지금까지 정치개혁만을 일관되게 밀어붙이고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양국정상은 여가선용이나 기호의 차원에서는 현격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김대통령이 조깅을 생활화하고 등산을 좋아하는 것은 클린턴미대통령까지 잘아는 사실. 호소카와총리는 골프가 프로급이며 테니스와 스키도 수준급인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때문에 양국정상이 경주에서 무슨 스포츠를 함께하면서 우의의 상징을 과시할것인가의 문제가 대두됐을 때 그 「합의점」을 결국 찾지못했다는것이다.    

 이같이 「많이 다르면서 많이 닮은」두정상의 모습은「매우 가까우면서 매우 먼」한일관계의 그것과도 흡사한 감이 없지않다. 6일의 경주회담은 그래서 더욱 한일양국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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