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가 맥주 만들고/OB가 소주 만들고/크라운은 위스키 만들고/주종확대 불꽃튀는 한판승부 불가피 동양맥주(OB)가 최근 강릉의 경월소주 주식 82%를 90억원에 인수, 소주시장에 대한 전격적인 상륙작전에 성공함으로써 주류업계에 시장쟁탈을 위한 대회전이 불가피해졌다. OB의 경월소주 인수는 단지 소주시장뿐 아니라 맥주 위스키등 거의 대부분의 주류에 있어 각 업체간 한판승부로 비화될것으로 전망된다.
OB측은 소주업계 진입이 종합식음료업체로서의 모양새를 갖추고 소주를 수출 주종품목의 하나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라이벌인 진로의 맥주시장 참여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OB측 관계자들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소주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지키고 있는 진로가 맥주를 시판하면서 진로소주를 맥주에 끼워 팔 경우 OB로서도 맥주에 소주를 끼워 팔 수 있는 무기를 갖게 된 셈이다.
OB는 그동안 신규 공장건설과 기존사 인수등을 신중히 검토했지만 신규건설의 경우 지방업체들의 반발로 제조면허를 받기 힘들것으로 판단한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OB는 앞으로 또 다른 지방업체와 협력관계를 구축, 맥주와 함께 소주를 전국적으로 유통시킬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진로측은「술 취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 소주시장에서의 절대적 위치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대가 막강한 자금력과 전국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 구체적인 대응책마련에 들어간것으로 알려졌는데 진로는 내년 1월 청원공장이 완성돼 3∼4월께는 자사 브랜드의 맥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크라운맥주도 소주시장 참여를 원해 몇몇 지방업체와 상담을 계속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소주생산은 기정사실인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크라운측은 이와 함께 위스키시장에의 참가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빅 3」사이에 주종을 가리지 않는 시장쟁탈전이 피할 수없게 됐다는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같은 상태에서 가장 곤경에 빠진 업체는 지방소주기업들이다. 이들은 판매지역제한이 없어 지면서 줄기차게 파고드는 진로에 고생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여기에 대기업의 무차별한 공세가 가세될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아남기 위한 각종 자구책이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어 OB의 경월인수를 계기로 주류업계의 새로운 지도가 그려질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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