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불필스님 수발속에 앉아서 열반/하루전 대장경 서울외출 관련 세인관심 성철큰스님이 열반한 4일 해인사와 서울조계사등에는 스님들과 신도들이 찾아와 스님의 큰 뜻을 기리며 분향했다.
○…이날 경남합천군가야면치안리 해인사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조용한 산사의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큰스님의 열반소식을 모르고 경내를 찾은 등산객들이 당혹감을 표시하며 궁현당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줄지어 분향했다.
○…궁현당 뜰앞에는 김영삼대통령의 조화를 비롯, 노태우전대통령, 김재순전국회의장 대한불교총연합회 김명윤회장등 각계에서 보내온 10여개의 대형조화가 속속 도착했으며 하오3시30분께는 이방수합천군수와 김태순합천경찰서장등 이지역 기관장이 분향했다.
○…천주교김수환추기경도 4일하오 성철스님의 열반을 애도하는 내용의 조전을 해인사로 보냈다.
○…궁현당에는 이날 하루동안 7백명이 다녀갔으며 하오7시께는 대구 자비의전화 소속 상담원 48명이 단체분향을 하는등 밤늦게까지 분향행렬이 이어졌다. 해인사측은 거리가 멀어 4일에는 조문객들이 다소 적었으나 5일부터는 본격적인 조문행렬이 이어질것으로 보고 해인승가대학생 1백여명을 장례준비와 조문객안내에 투입키로 하는등 장례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성철스님은 이날 상오3시께 병세가 악화돼 위독해지자 총무스님과 친딸인 불필스님등의 부축을 받으며 자신이 기거하던 백련암에서 1가량 떨어진 법당옆 퇴설당으로 자리를 옮긴뒤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앉은상태에서 열반했다.
○…입적을 지켜본 원택총무스님은 올가을 들어 성철스님이 『이제 가야할 때가 됐다』는 말을 자주 해왔으며 3일 하오에도 제자들에게 『너무 오래 있은 것 같다. 가야되나 보다』라며 임종을 예견하는 말과 『참선 잘하라』는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고 전했다.
해인사는 산중임회를 열고 성철스님의 장례절차를 논의했으나 7일장으로 오는 10일 하오2시께 다비식을 갖는데만 합의하고 나머지 절차와 장례위원 및 위원장 선임등은 5일 상오중에 결정키로 했다.
○…성철종정이 열반하기 하루전에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경판 이후 6백년만에 서울로 외출해 성철스님의 열반과 성물인 팔만대장경의 이동간의 연관성을 놓고 속인들이 입에 올리기도 했다.
【해인사=이동렬기자】
○…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서울 조계사에서는 상오8시께 성철스님의 열반소식을 접하고는 슬픔속에서도 신흥사·월정사등 전국25개 큰 사찰에 부고전문을 보내고 원로스님, 중앙종회의원스님들에게도 소식을 알리는등 분주했다.
총무원 각 부서의 국장·부장스님등 종단간부들이 종무감사때문에 모두 지방출장인 때에 놀라운 소식을 접해 총무원은 더욱 침통한 분위기였다.
○…조계사 분향소를 찾은 신도 문희자씨(58·여·서울서초구방배동)는 『6년간이나 눕지 않고 면벽수행을 하신 훌륭한 스님의 큰 뜻을 멀리서나마 기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장례·다비식 어떻게 하나/통합종단 출범후 사상첫 7일장/참나무 제단서 10∼12시간 화장
조계종은 종단의 원로스님과 해인사문중 스님을 중심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범종단적으로 성철큰스님의 장례를 7일장의 종단장으로 치른다. 불가에서는 스님의 법력에 따라 보통 3,5,7일장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는데 성철큰스님의 7일장은 60년대초 통합종단출범이후 처음 베풀어지는 큰 의식이다. 4일 열반한 스님의 법구는 문상객들의 조문을 위해 10일 상오 10시로 예정된 영결식전까지 해인사내의 큰 방으로 옮겨진다.
불교 전통 예식절차에 따라 영결식이 끝나면 스님의 법구는 해인사연화대에 마련된 다비장으로 옮겨진다. 참나무 장작을 얼기설기 깔아서 제단을 만들고 제단 둘레에도 화기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긴 장작을 둘러친다. 참나무로 쌓아올린 제단의 공간에 스님의 법구가 모셔지면 아미타불 불공이 독경되는 가운데 거화로 다비식이 진행된다. 거화는 제단에 불을 붙이는 절차이다. 다비시간은 보통 10시간 내지 12시간 정도 걸리며 불이 꺼지면 유골을 추려서 사리를 수습하는 십골절차를 거친다. 수습된 스님의 사리는 사리용기에 모시거나 부도를 세울 때 함께 묻는다.【이기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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