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제 적극개입 원치않아/국익우선 고립주의 회귀뚜렷 미국은 냉전체제이후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놓고 심각한 가치혼란상태에 빠져있으며 미국인 대부분은 종래와 같은 적극적인 국제문제개입보다는 경제위기타개등 국내문제해결에 우선 노력해줄것을 정부에 요구하고있다. 이에따라 미국은 앞으로 국제문제에서 보다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심지어 고립주의의 경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으며 외교정책상의 일관성을 상실, 국제문제해결이 더욱 어려워질것으로 전망된다.
LA타임스는 지난 6월초부터 8월말까지 미국내 각계 지도급인사 6백49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여론조사를 실시, 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대상자는 언론계·재계·문화계·학계·정계·종교계등에서부터 국방·외교·과학기술계의 최고 엘리트급 인사들을 망라하고 있어 이번 여론조사결과는 앞으로 미국의 정책방향을 가늠할수 있는 중요한 잣대로 평가되고있다.
응답자들은 미국의 당면문제중에서 국내경제문제를 급선무로 꼽았으며 이어 러시아등 구소련제국의 민주화지원, 지구환경보존, 일본과의 무역마찰, 이스라엘·아랍간 평화정착, 국제마약밀수문제등을 차례로 들었다. 이에 비해 북한의 군사위협, 중국의 세계대국화견제등은 비교적 덜 중요한 문제들로 지적했다.
장기적인 국가목표로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방지가 압도적으로 지적됐고 이어 미국이 필요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지구환경개선, 무역적자감소등이 차례로 거론됐으나 전통적으로 미국의 외교정책명분이었던 타국가의 인권개선, 피침략국에 대한 보호등은 최하순위로 밀려났다.
결국 미국의 직접적 국가이익이나 경제적 이해가 명분이나 이상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지켜야할 가치」를 묻는 항목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각 전문가그룹들은 대체로 민주주의를 아직도 최우선의 가치로 꼽고있으나 자유시장경제가 근사한 수치로 육박하고있다. 특히 재계나 학계그룹에서는 이를 민주주의에 우선하는 가치로 꼽았다.
미국의 엘리트그룹중 언론계·재계·정계·학계·종교계·문화계등 대부분 그룹은 미국에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태평양지역아시아국가를 유럽보다 우선해 지목했으며 국방· 과학분야그룹들만이 여전히 유럽을 최중요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어 태평양시대에 대한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앞으로 국제평화에 위해가 될 요소로는 민족주의와 인종혐오, 대량살상무기확산등이 지적됐으며 인구증가와 종교분쟁도 경계해야 할 요소로 거론됐다.
주목할만한것은 응답자의 과반수이상이 주한미군의 현수준 유지필요성을 인정한데 비해 유럽주둔병력유지에 대한 지지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는 점이다.
또 대외군사개입에 대해서 이라크의 사우디침공 시나리오가 각 그룹별로 4분의3이상의 지지를 얻었으며 북한의 남침, 아랍의 이스라엘공격 때도 근소한 차이로 그 필요성이 인정됐다.【로스앤젤레스=이준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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