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협상과 보조·내부의견 조율 “시간벌기” 북한이 「국방장관의 기자회견」을 이유로 4일 실무대표 접촉을 무기연기 시킨것은 특사교환 및 핵문제 논의를 지연, 일시적인 회담결렬상태를 만들려는 우회전략에서 나온것으로 풀이하는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회담 전날 하오 갑작스러운 전화통지문을 받은 우리측 당국의 1차적인 반응은 『통지문의 논조는 강경하나 특사교환의 전면거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강조하는 분위기다.
북한측이 접촉거부 이유로 내세운 권영해국방장관의 KBS TV 대담내용,즉『군사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부분은 회담을 회피하기 위해 왜곡해석한 흔적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권장관은 2일 방영된 이 대담에서『북한에 대한 제재가 있을 경우 군사적으로 있을 수도 있는 우발적인 도발에 대해 대응하는것이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논의하려는 문제』라고 언급했으나 북한이 회담거부로까지 몰고 갈 사안은 아니라는것이 정부당국의 시각이다.
북한이 특사교환 논의의 진전을 회피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는 대미접촉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사찰협상과 보조를 맞추려하고 있을 가능성, 그리고 내부 의견조율이 되고 있지 않아 시간을 벌려하고 있을 가능성등 두 갈래의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북한은 최근 수차례의 대미접촉에서 3단계 북미고위급회담의 일정조차 못잡고 있고 IAEA와의 사찰협상에서는 감시장비의 교체, 일반사찰등의 수락까지는 응해놓고 있으나 임시사찰문제를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다른 협상에서 답보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서 북한은 남북대화의 급진적인 진전을 원하지도 않고 장을 벌일 여력이 없다는것이다.
그러나 통일원등에서는 북한이 새로운 핵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고 이를 위한 내부의견이 합의가 안돼 실무접촉을 연기했다는 분석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남북대화와 IAEA사찰수용이 후속 북미고위급회담의 전제조건으로 확실히 굳어져버린 점, 1백40대1로 가결된 유엔총회의 대북결의안등은 분명 북한이 예정하고 있던 핵게임의 시간표에는 없던 새로운 상황으로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온파간에 합의해내지 못하고 있다는것이다. 특히 특사교환에 앞서 우리측이 SCM에서 내년도 팀스피리트훈련의 중지를 확정할것으로 보았으나 결정을 유보, 이에따라 군부등 북한내부의 강경파가 특사교환 합의를 반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것이다.
어느쪽의 시각이든 북한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에 응할것이라는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가 정부내부에 깔려있는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아직은 대북제재를 결정하지 않은 미국 또는 우리측을 향해 마지막까지 긴장을 고조시켜 핵문제의 일괄타결을 노리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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