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남 새 경찰청장의 「민생치안 최우선」 의지는 어디로 갔는가. 지난달 21일 「48주년 경찰의 날」에 15만경찰이 「새 경찰 상」을 확립하겠다고 한 결의는 불과 10여일도 안돼 실종된것일까. 우리가 이러한 물음과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것은 요즘 「민생치안」 상태가 90년10월13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기 직전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다. 「경찰의 날」에 경찰 스스로가 다짐했던 「민생치안 최우선」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강력범들이 다시 날뛰기 시작했다. 경찰의 방범비상과 검문검색을 시험이나 하듯이 끔찍한 강력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발생한다.
10월들어 발생한 흉악범죄인 현대아파트 주부납치사건과 봉명산업사장집 고부피살사건은 경찰이 범인 검거는 고사하고 수사방향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는것 같다. 경찰의 이같은 허술한 수사력을 알기라도 했는지 이달들어 사흘동안 서울에서 발생한 강도살인·앙심살인등 끔찍한 사건만도 5∼6건이나 된다.
그래서 시민들은 하루 하루의 삶을 불안해한다. 「범죄와의 전쟁선포」 직전의 허술하고 불안한 「민생치안 불재」상태가 다시 온것이 아닌가 해서 범죄피해 노이로제증세가 만연할 상황이다.
「시국치안사건」도 별로 없는 김정부치하에서 경찰의 「민생치안력」이 되살아나지 않는 원인과 이유는 무엇인가. 경찰내부의 기강해이 때문인가. 수사경찰이 아직도 복원되지 않았기 때문인가. 수사장비와 예산이 부족한 탓인가. 아니면 위는 비대하고 아래는 빈약한 경찰조직과 인력운영의 잘못 때문인가.
이 모든 원인과 이유가 복합됐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본다. 따라서 보다 안전한 「민생치안」을 확보하려면 경찰의 조직관리와 인력운영의 문제, 수사인력의 자질향상과 수사비의 현실화, 수사장비와 수사기법의 현대화와 같은 기본적문제들을 근본부터 개혁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범죄소탕 1백80일 작전과 같은 전시효과적인 대응이나 실적위주의 투망식 일제 검거, 하나마나식의 검문검색으로는 발생한 강력범죄를 해결할 수가 없다. 어찌 예방치안까지 기대할 수 있겠는가.
경찰은 힘들고 벅차더라도 더 늦기전에 범죄에 대비하는 본질적이고 장기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해야한다. 그 대책에서 제일 먼저 강조돼야 할것은 수사경찰의 자질향상과 인력보강이다. 지·파출소 인력증강과 예산증액도 각별히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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