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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업체 전전긍긍/금리자유화 확대로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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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업체 전전긍긍/금리자유화 확대로 위기감

입력
199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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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영세 “거인앞 난쟁이”/보호막없어져 연쇄도산 우려자구노력함께 당국지원 필요

 2단계 금리자유화를 계기로 금융기관간 본격적인 금리경쟁이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규제의 울타리속에서 상대적으로 보호를 받아왔던 신용금고업계가 어려움을 맞았다. 금리경쟁과 함께 서비스경쟁이 본격화할 경우 시장(영업상대)이 제한돼 있고 상품도 다양하지 못한데다 덩치가 크지 않은 신용금고의 설 땅이 상대적으로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때문이다. 그래도 그동안은 은행등 다른 금융기관의 금리가 신용금고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묶여 있었기때문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금리가 완전히 시장에 맡겨지면 그야말로 「거인앞에 선 난쟁이꼴」이 될것이라고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금융계관계자들은 2단계 금리자유화로 곧바로 신용금고가 타격을 입을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이번의 자유화폭이 1단계에 비해 매우 크며 실질적인 금리경쟁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신용금고업계의 우려는 엄살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신용금고들이 가장 우려하는것은 이미 선진국에서도 금융자율화 이후 겪은 적이 있는 영세금융기관들의 연쇄부도사태다. 미국의 경우 80년대 광범위한 금융자율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저축대부기관과 같은 작은 금융기관들이 무더기로 도산,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었다.

 사조신용금고의 주진규사장은 『금리가 자유화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완전히 자유화되면 1∼2금융권간의 금리차가 줄고 경쟁이 심화되는 틈바구니에서 영세 신용금고의 대량도산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주사장은 신용금고의 예대마진이 현재 평균 3.6%수준인데, 예대마진이 2.5%수준으로 낮아지면 여수신규모가 1천억원이 안되는 신용금고들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할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말 현재 전국 2백37개 신용금고중 예금규모가 1천억원이 넘는 곳은 55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신용금고의 이러한 취약점을 감안해 이번 2단계 금리자유화의 대상에 신용금고에 대해서만 만기 1년이상의 예금금리를 포함시켰지만(타금융기관은 만기 2년이상) 예금유인 효과는 크지 않을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견해이다. 금융계관계자들은 신용금고가 금리자유화시대에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의 신뢰회복 노력 및 서비스개선과 함께 취약한 금고는 과감하게 도태시키고 우량금고에 대해서는 다양한 상품의 개발을 허용하는등 정책당국의 차별적 지원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품다양화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갖는것은 신용금고의 여수신상품구조가 매우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신용금고 고유의 상품이라 할 수 있는 계(계)·부금의 경우 상품으로서 기능을 잃은지 이미 오래이며 오히려 88년 이후 뒤늦게 허용된 정기부금 예수금 및 복리정기예수금(은행의 정기예금과 같은 상품)등 부수상품이 주 자금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법정업무인 수입계금이 총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월말 현재 0.03%에 불과한 반면, 부대업무인 정기부금예수금과 복리정기예수금이 75%나 되는 실정이다. 여신의 경우도 사정은 똑같다.

 유한수투자금융연구소장은 『금고 종사자들의 불법·탈법관행으로 인한 신뢰도 저하와 정부당국과 은행등 타금융권의 지나친 견제가 신용금고가 안고 있는 문제』라며 『영세기업과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신용금고의 고유역할을 인정, 신상품 개발등을 통해 미니뱅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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