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북한,「핵카드」 지속활용 관심/미북 외교해결 「여지」는 남겨 1일의 유엔총회는 시종 북한핵사찰문제가 가장 중심적인 의제가 되었다. 매년 유엔총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연례보고를 듣고 토론을 벌인후 결의안을 통과시키는것이 관례로 되어있다. 다만 해마다 중심이슈가 바뀔 뿐이다. 작년에는 이라크핵문제가 중심이슈였고 북한핵문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총회에서는 북한핵문제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토의되었고 결의안의 핵심도 북한핵사찰문제였다.
유엔총회결의는 권고적성격을 가질뿐 안보리결의같은 강력한 구속력은 없다. 따라서 북한이 당장 유엔총회의 결의대로 IAEA가 요구하는 전면적인 사찰을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총회의 결의안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고립되어 있는가를 확인시켜주었고 북한이 사찰을 수용하도록 국제압력으로는 가장 강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IAEA의 사찰요구를 거부하면서 이 기구의 편파성을 비난해왔다. 미국과 몇몇 나라의 조종에 의하여 움직이는 기구라는것이다. 그러나 안보리표결결과 1백40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고 북한 혼자만이 반대함으로써 북한이 IAEA의 불공정성을 주장할 근거를 상실했다.
이날 유엔총회에서 간과할수 없는 대목은 한스 블릭스IAEA사무총장의 보고내용과 미국의 태도였다. 유엔총회는 국제여론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북한핵사찰을 구체적으로 실행시킬수없는 기관인것이다. 북한핵사찰은 결국 IAEA가 해야하고 북한의 핵사찰수용의 실마리는 현재 진행중인 미·북한 대화에서 찾을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엔총회토의와 결의가 표면적인 움직임이라면 미·북한대화는 물밑의 흐름으로 현재로는 이 물밑흐름이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블릭스총장은 유엔총회보고에서 북한의 통상사찰지연으로 핵안전조치의 계속성이 손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IAEA는 8월에 갈아끼운 감시 카메라의 필름이 다 돌아가고 건전지기능이 소멸단계에 이르면 안전조치의 계속성에 회복할수 없는 큰 구멍이 뚫릴듯이 말해왔다.
그러나 블릭스총장의 이날 보고는 다분히 정치적인 고려를 하는것 같았다. 블릭스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감시카메라가 안전조치와 관련된 자료의 계속성에 중요한것이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블릭스총장의 태도는 미·북한회담을 통한 외교적해결에 시간을 주기 위한 고려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10월말이 최종시한인것처럼 거론됐지만 이 미 이 시한을 넘겼다.
북한핵사찰이행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하면서도 마지막 희망으로 남은것은 미·북한대화이다. 최근 미·북한간의 뉴욕접촉에서 양국간의 경제및 외교관계정상화까지 거론됐음을 확인하는 보도들이 나왔었다. 그러나 유엔총회결의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결과에 이르지 못하는것을 감안할때 미·북한대화도 상당한 진통을 겪고있는것으로 보는 견해도 강하다.
이날 미국대표는 총회에서 『핵안전조치의 계속성을 유지하지 못하는한 미·북한대화를 계속할수 없고 문제를 안보리로 넘기지 않을수 없다』고 강경한 표현을 사용했다. 미국의 이같은 표현을 놓고 견해가 구구하다. 미·북한회담이 순조롭지 않다는 신호라는 해석에서부터 미국이 유엔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것이라는 분석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에서 끈질기게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총회나 IAEA이사회에서 북한은 극도로 고립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계속 얻어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북한은 결코 핵문제를 쉽게 풀지 않을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카드가 최상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다.【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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