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검사생활끝 시집낸 문종수 변호사 지난 10월 인천지검장을 끝으로 26년간의 검사생활을 마감하고 개업한 문종수변호사(52·고시16회)가 틈틈이 써온 80여편의 시를 모아 「세월의 한 자락을 붙들고」라는 서정시집을 출간했다.
시집에는 저자가 칼날같은 검사출신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정다감한 시들이 가득 담겨있다.
특히 바쁜 공직생활에서 미처 신경을 쓰지못한채 지나쳤던 아내와 자녀들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읊은 감동적인 시도 많아 눈길을 끈다.
「참 못생긴 당신의 손은/ 여자의 손이 아니고/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가없는 우리의 사랑/ 바로 그것입니다」(당신의 손중 일부)
「혜영이가 입원을 한다/ 제법 큰 수술/걱정이 태산같지만 애써 태연함을 가장하고…빨리 내일이 지나고/ 더 빨리 보름만 지나거라」(큰 딸의 수술중 일부)
문변호사는 「검사생활 26년」제목의 시에서「집게손가락 첫마디가 실그러지도록 공소장을 써대고 하루에도 서너차례 손을 씻어 물 한 대야가 시커멓게 돼야 퇴근하던…」이라고 써 어려웠던 검사 초년시절에 대한 애틋한 향수도 소개하고 있다.
삶의 근원으로서 사랑을 예찬하고 있는 이 시집은 어두운 시대적 상황을 겪은 한 검사의 비판정신이 드러나있지 않은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친근한 언어로 삶의 편린을 진솔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고 2학년때부터 시심을 가다듬어 탄탄한 실력을 갖춘 문변호사는 작년「언젠가 6월에」등이 제16회 시대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 문단에 데뷔한 뒤 부인 박진순씨(51)의 권유로 첫 시집을 출간하게 됐다.【박정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