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정진우 감독 8년만에 일선복귀/영원한 제국/신세대 박종원 감독 메가폰 잡아 역사속에 묻힌 의문의 죽음을 다룬 소설 두권이 동시에 영화로 만들어진다.
정조시대 규장각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이인화의 역사추리소설 「영원한 제국」에 이어 3공시절 한 과학자의 객사사건을 핵을 둘러싼 국제적음모의 맥락에서 풀이한 김진명의 정치추리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영화로 기획돼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두소설은 역사적으로 검증이 이뤄지지않은 사건을 추리적기법으로 다뤄 지식층 독자들사이에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들이다. 따라서 영화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사상논쟁을 어떻게 영상화해낼것인가와 더불어 논란이 돼온 두작가의 작가관을 얼마만큼 수용할것이냐에도 관심에 모아지고있다.
정진우감독이 「자녀목」이후 8년만에 연출일선에 복귀하는 「무궁화꽃…」은 한 신문기자가 3공시절 국내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재미핵물리학자 이휘소박사의 죽음을 추적, 이사건이 당시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박대통령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정부의 힘다툼에서 빚어진 사건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그리는 정치추리물이다.
최근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있는 이 작품은 비록 소설이긴하지만 충격적인 주장을 담고있는데다 국제정치의 첨예한 문제를 건드리고있어 영화화하기가 쉽지않은 작품이다. 또 이박사의 제자가 신문기고를 통해 이박사의 죽음이 작가의 주장과는 달리 단순교통사고였으며 전공도 작품의 모티브인 핵무기개발과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한바있어 내용의 진위여부도 논란거리로 떠오르고있다.
60년대 자유당정권의 정치깡패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폭로」를 만들때 외압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정감독은 『이작품의 이슈가 되고있는 핵문제와 통일문제는 우리시대에 충분히 논의가 되어야하는 주제인데다 이제는 문민시대니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영화는 소설을 바탕으로 한 완전한 픽션이 될것』이라고 못박아 혹시 따를지도 모를 진위시비를 경계했다. 그는 또 이작품이 소설로서뿐아니라 영화의 소재로서도 완벽한 구조를 지닌만큼 충분한 제작비와 제작기간을 투입, 영화인생 30년을 결산하는 기념비적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화계신세대의 선두주자인 박종원감독이 준비중인 역사추리소설 「영원한 제국」은 조선 정조시대 규장각에서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을 계기로 당대 최대의 현안이었던 노론벽파와 남인간의 정치적 논쟁을 집중적으로 다루고있다. 이 작품은 작가자신이 작품의 모티브를 빌려왔다고 밝히고있듯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연상시키는 완벽한 추리구조를 갖추고있어 그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역사추리물이 될수있으리라는것이 감독의 말이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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