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독 샤우스필 하우스/윤이상씨 등 양측 작곡·연주가 백여명 참가 냉전시대의 대가를 가장 비싸게 치른 국가를 고른다면 분단의 아픔을 겪어야했던 독일과 우리나라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지구촌의 긴장이 풀어지는것과 동시에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분단이 계속되고 있다. 「93 베를린―서울음악제」는 이같은 분단의 역사적 경험을 함께 지닌 독일과 우리나라의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으로 분단의 장벽을 넘는 무대다.
1일부터 3일까지 독일 베를린의 샤우스필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이 음악제에는 우리나라와 독일에서 모두 1백여명의 작곡가와 연주자가 참여한다. 이들은 음악이라는 세계 공통어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1990년 독일통일과 같은 역사적 변혁이 한반도에서도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한국측 참가자는 윤이상, 강석희, 백병동, 장정익, 이인식, 진은숙씨등 현대음악계열의 중진 및 신진작곡가 13명이 망라됐다. 따라서 이번 음악제는 세계 현대음악을 이끌어가는 독일에서 우리 현대음악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귀중한 계기도 된다. 이 음악제는 91년 독일문화원의 후원으로 서울에서 한차례 열린 적이 있으며 이번에는 교환형식으로 베를린에서 열리는것이다.
첫날 무대는 전통음악연주단 정농악회가 출연, 궁중음악인 「종묘제례악」연주를 시작으로 윤이상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노래」 백병동 「환영」 클라우스 후버 「거친 붓끝」등이 선보이며 둘째날에는 프리드리히 골드만 「피아노 소나타」 장정익「업보」 박인호「형태2」등이 연주된다. 마지막날에는 페터 데게 「전자음악 1992」 진은숙 「그늘의 숨결」 강석희 「솔로와 14대의 플루트를 위한 만파」등이 연주된다. 음악감독은 우리측에선 강석희서울대교수가, 독일측에선 프랑크 슈나이더씨(샤우스필 하우스예술감독)가 맡았으며 우리나라연주자로는 정농악회와 실내악단 한국컨템포러리 앙상블, 재독 연주자 김진옥(알토) 김경수씨(타악기)등이 참여한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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