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인 부부중 79%가 한번 이상의 구타를 했거나 당했다는 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부부의 대다수가 구타를 하고 있는것이다. 여기서 부부간 구타이유를 살펴보는것이 중요하다. 어려서부터 맞고 자란 아이는 커서 반드시 구타하는 아내이나 남편이 된다. 부부간 구타가 많다는 것은 맞으면서 자란 경우가 많다는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심한 시집살이를 한 며느리가 나중에 더 심한 시어머니가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주는 지난주에 이어 말 안듣는 버릇을 해결하는 방법중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구타에 대해 살펴보겠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자녀를 때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교사가 학생을 때리기도 한다. 일부사람들은 때리지 말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구타와 스팽킹(spanking·버릇을 고치기 위해 엉덩이를 손으로 살짝 때리는 행위)은 다르다. 스팽킹은 자녀들이 아주 어릴때, 즉 언어의 발달이 미숙해 이해나 설득이 통하지 않을 때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쓰는 방법으로 보통 3세정도까지만 쓴다.
어떤 심리학자는 3세까지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필자 개인의 생각을 첨가하면 두 의견이 다 맞을 수 있다. 아기마다 언어의 발달과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스팽킹을 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스팽킹은 부모가 화가나지 않았을때 해야한다. 아이가 3세미만인 경우에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이 나이에는 몸을 움직이거나 감각으로 세상만사를 배우기 때문에 촉감을 통한 메시지가 효과적이다.
그러나 부모가 화가 나있을때 스팽킹을 하면 그것은 부모의 화풀이일뿐 자녀를 가르치는게 아니다.
또 스팽킹은 구타가 되어선 안된다. 스팽킹과 구타는 때리는 목적, 때리는 정도, 때리는 위치가 다르다. 자녀를 스팽킹할 때는 엉덩이이외에는 절대로 때려서는 안된다. 엉덩이는 지방질이 많고 기저귀가 있으므로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스팽킹은 부모의 말은 들어야한다는 메시지를 주는것으로 자식을 아프게 하는데 목적이 있는것은 아니다.
가끔 얼굴이나 다리 손을 때리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구타는 자식을 모욕하는 행위다. 모욕받은 자녀는 점점 더 반항하고 말을 안듣게된다.
자녀를 때리는 목적이 아무리 교육적인것이라 할지라도 부모가 화날때 때리는것은 스팽킹이 아니고 구타로 변할 수 있다. 본심은 아닐지라도 부모도 인간이므로 화가 나면 자신도 모르게 때리는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얼굴등을 마구 때리는 것은 엄연한 구타다.
이곳 클리닉을 찾아오는 한국인 10대들을 대상으로 부모를 존경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응답자중 90%이상이 「부모가 나를 멸시한다」고 대답했는데 이들은 모두 부모에게서 심하게 구타당한 경험이 있었다.
자녀를 훈련시키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구타는 삼가야 한다.<전정재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전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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