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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돌아온 사람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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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돌아온 사람들(사설)

입력
1993.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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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전쟁때 일제에 의해 강제 징집·징용됐던 한국인 24만여명의 신상기록이 담긴 이름보따리가 우리정부손에 돌아오던 날, 서울 세종로 네거리 인도에서는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의 회원들이 쓸쓸한 집회를 열고 있었다. 그들은 성명을 통해 『일본정부는 강제노역자·군대위안부등 강제연행자 7백50만명의 명단을 모두 공개하고 희생자유족에게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일본정부의 「명부」반환은 지난 91년 당시 노태우대통령의 방일때 정식 요청되어 2년만에 이루어진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한국과 관련된 전후처리문제의 하나를 「선심」쓰듯 해결한 기분인지는 모르나 반세기도 더 걸려 이름보따리로 돌아온 한국인들의 넋을 대하는 우리는 입맛이 쓰디쓰다. 유족회 성명에서도 나타났듯이 제2차대전중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징병·징용자는 24만명이 아니라 20∼30배는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사망 또는 행방불명자만 해도 3백만명을 헤아린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일본정부는 모든 강제연행자, 특히 사망자와 행방불명자의 명단을 빠짐없이 찾아서 보내주는 성의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또한 강제징용자중 일본의 광산이나 군수공장에서 혹사당했던 한국인의 밀린 임금이 전후 48년이 지난 지금까지 법무성에 공탁된채 지급되지 않고 있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문제도 하루빨리 양식있는 해결이 요구되는것 중의 하나다. 이밖에 한국인 원폭피해자와 사할린동포 귀환문제등에도 보다 성의있는 자세와 보상이 필요하다.

 일본은 다른 2차대전 패전국들이 전후에 어떻게 했던가를 되새겨봐야 한다. 며칠뒤 우리나라에 오는 호소카와총리의 자세에서 달라진 일본을 편린이나마 확인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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