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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상아닌 가능한 현실”/김대중씨 은퇴후 첫 특별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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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상아닌 가능한 현실”/김대중씨 은퇴후 첫 특별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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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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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류로 북한 변화물꼬 터야/「기회」대응 잘못하면 위기 올수도/민주당 체질개선 시도 긍정 평가/「정계은퇴」당시 결심 변함없어□대담=장명수 편집위원

 작년 12월 대선에서 패배한후 눈물을 머금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김대중 전 민주당 총재는 「통일 연구가」로 새출발하여 그 보람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7월4일 영국에서 돌아온 그는 서울대등에서 가졌던 몇몇 특강을 통해 통일연구가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고, 특강요청이 줄을 잇는 가운데 통일연구의 모태가 될 아시아 태평양 평화재단의 설립을 추진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대선 유세장에서 만난후 거의 1년만에 다시 보는 김대중씨는 평화로워 보였다. 그는 이제 득표나  인기에 신경쓰지않는 자유인으로서 자신의 통일론을 열정적으로 전파했다. 『통일은 우리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어떻게 통일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강대국이 될수도 있고 삼류국가로 전락할수도 있다』고 그는 역설했다.「통일 연구가」 김대중씨가 말하는 「번영과 행복의 통일논리」를 들어본다.

 ▼지난 71년 대통령 선거에서 제시한 통일방안과 22년만에 다시 내놓은 이번 통일방안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골격이 바뀐것은 없으며 그동안 독일의 통일과 공산권 국가들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나의 통일방안에 좀더 자신을 갖고 내용을 보완했습니다. 나의 3단계 통일론은 국가연합 단계, 연방제 통일단계를 거쳐 완전 통일단계로 가자는것입니다. 국가연합 에서는 남북이 각기 독립국가로서 외교·국방·내정에 관한 권한을 갖고 양측에서 동수의 대표가 나와 공화국연합을 구성합니다. 상호감시아래 군비를 축소하고 정치·경제·사회·문화·이산가족등 모든 분야에서 10년쯤 교류를 해나가면 2단계로 넘어갈수 있을것입니다.

○국가연합 곧 실현가능

 연방제 통일단계 에서는 외교와 국방을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내정은 양공화국이 지역자치정부의 입장에서 수행합니다. 연방제로 가기 위해서는 북한이 다당제의 민주제도와 시장경제를 수용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이번에 보완한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없이는 어떤 이념도 살아남기 어렵다는것을 공산국가들의 몰락이 말해주고 있으며 북한도 동의할것 입니다. 연방제를 10년쯤 하면 완전 통일단계로 넘어가는데 무리가 없을것입니다. 물론 완전통일 단계에서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두개의 기둥이 될것입니다.

 1단계인 국가연합은 남북 모두가 두려움이나 부담이 없이 참여할수 있는 방안입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3단계 통일론은 교류·협력단계를 거쳐 1차로 국가연합방식을 택하고 있으므로 나의 통일론과 대체로 일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외교와 국방을 통합하는 연방제를 주장하고 있으나 수년전부터 공식·비공식적으로 나의 국가연합제를 긍정적으로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왔습니다. 핵문제만 해결되면 95년안에 국가연합 단계로 갈수있다고 믿습니다』

 ▼영국 체류중에 독일을 여러번 여행하셨는데 어떤 교훈을 얻으셨습니까.

 『나는 독일을 보면서 통일이란 우리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가 될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통일하기전 서독의 경제규모는 우리의 6배였고, 서독의 인구는 동독의 4배 였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갑작스런 흡수통합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그 튼튼하던 독일경제가 현재 6천억 마르크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흡수통일을 하게 되면 남한경제마저 주저앉아 삼류국가로 전락하고 말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북한을 도와서 자력으로 통일준비를 하게 해야 합니다』

 ▼최근 강연에서 「통일만이 살길」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좀더 설명을 해주실까요.

 『세계는 냉전시대에서 경제전쟁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경제전쟁에 남북이 힘을 합쳐 대응해도 어려운데 국방비를 쏟아부으며 적대관계를 계속한다면 우리민족은 영원히 낙오하고 말것입니다. 21세기의 세계경제 지배구조는 북미, 통합유럽,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3극화할것이며 특히 동북아시아의 시대가 올것이라고 전망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우리에겐 통일을 더 늦출 시간이 없습니다.  북의 노동력과 남의 기업정신이 힘을 합쳐 다시한번 경제기적을 이룩해야 합니다. 블록화하는 세계경제속에 우리가 북방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통일을 앞당겨야 합니다. 통일된 한반도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나라가 아니라 당당한 강대국의 하나가 될것입니다』

○북,남 신뢰획득 노력을

 ▼통일을 위해 김일성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남한은 북한을 흡수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현재의 북한 체제가 무너지기를 원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믿으라고 먼저 말하고 싶습니다. 그다음에 그가 할일은 남한의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하는것 입니다. 6·25전쟁·아웅산 사건·KAL기 폭파사건등에 대해서 남한이 느끼는 분노를 남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 뿌리깊은 불신을 풀기위해 성의를 보여야 합니다. 핵을 포기하는것은 물론 적화통일 하겠다는 노동당 규약도 고쳐야 합니다. 남북관계의 새 장을 열자는 성의의 표시로 우선 어부등 모든 납치해간 사람들을 국제적십자사의 심사로 본인 희망에 따라 돌려보내라고 그에게 조언하고 싶습니다』

 ▼6·25에 대한 김일성의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회담과정에서 당연히 그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것입니다.』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 통일세를 신설할 필요가 있을까요.

 『세금보다는 통일기금을 만들어 키워가는것이 좋다고 봅니다. 요즘 재산이 많아 골치를 앓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런 사람들도 통일기금에 재산을 헌납하면 뜻깊은 일을 하는것이지요. 다른 성금과 달라서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을것입니다』

 ▼흡수통일을 피하려는 남북의 공통된 입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어느날 갑자기 붕괴하여 흡수통일이 불가피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여러정보들을 종합해보면 북한 경제는 현재 파탄상태이고 정권붕괴의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그러나 독일과 한반도의 상황은 다릅니다. 동독인들은 서독 TV를 자유롭게 보면서 서독의 풍요를 동경하고 있었으나 북한 인민들은 남한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또 판문점을 넘어 남쪽으로 오는것은 베를린 장벽을 넘는것보다 어렵습니다. 평양에서 서울까지는 80나 되고 북한에는 특권계층으로 대우받아온 1백만의 인민군이 있습니다. 그 군대가 인민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으로 탈출하는것을 보고있겠습니까. 중국도 그런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것입니다. 북한지도층이 붕괴하면 군부가 집권할 가능성이 높고 군부가 집권한 북한은 지금보다 더 골치아픈 상대가 될것입니다. 나는 설령 우리가 원한다해도 흡수통일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북한과 미국, 일본과의 수교에 우리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정부는 북한이 미국·일본과 빨리 수교하도록 밀어야 합니다. 수교란 동맹이 아닙니다. 평양에 많은 서방국가들이 공관을 열면 북한의 개방이 촉진되고, 서방국가들의 투자로 경제도 나아지고, 정보유통도 늘어나므로 남북관계에서 나쁠것이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김일성 개방에 자신감

 ▼95년까지는 남북의 국가연합이 가능할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북한당국의 어떤 변화를 전제로 한것입니까.

 『북한은 이미 엄청나게 변화해 왔습니다. 그들은 교차승인, UN 동시가입, 남북합의서 채택등을 통해 종래의 입장을 크게 바꿨습니다.남한 기업인들을 초청하여 투자를 권유하고 김달현부총리가 서울을 방문하는등 남한의 경제협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경제사정이 절박하고, 김일성은 여러가지 중요한 일들을 자기손으로 생전에 마무리 하기를 원하고 있고, 중국의 성공적인 경제개방에서 어느정도 자신감을 얻고 있습니다.  95년은 광복 50주년이 되는 해인데 남북의 통일노력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것입니다』

 ▼김일성 생전에 통일을 추진하는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입니다. 그의 카리스마가 존재할 때 북한의 물줄기를 바꾸는것이 훨씬 쉽습니다.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지 말고 퇴로를 열어주면서 변화의 토대를 잡도록 유도해가야 합니다』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해법은 무엇입니까.

 『나는 영국에 있을때부터 핵문제와 경제협력과 북·미수교의 일괄타결을 주장해왔습니다. 핵 하나만 떼내서는 어떤 압력도 북한을 굴복시키기 어렵습니다.  이솝우화의 「태양」으로 북한을 녹여야 합니다. 「북풍」으로 대응하면 북한은 점점더 꽁꽁 얼어붙을것입니다. 북한에 핵이란 「같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무기입니다.  「같이 죽자」 는 그들에게 말려들지 말고 「같이 살자」라고 설득하면서 같이 살수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봅시다. 만일 미국이 소련처럼 붕괴했고, 자본주의가 몰락하여 서방세계가 온통 새빨개졌고, 우리의 경제는 붕괴직전이고, 우리는 기름이 없어 군사훈련조차 어려운데 북한이 소련과 합동으로 팀스피리트같은 남한공격 훈련을 한다면 우리의 위기의식이 어떻겠습니까.

절망적인 상황에서 핵을 들고 나와 억지를 쓰면서 강대국의 코를 꿰는 그들의 외교술을 우리는 또한 주목해야 합니다. 북한핵은 우리에게 같이 죽느냐, 달래면서 같이 사느냐의 선택입니다』<4면에 계속>

<3면에서 계속>

◎한·일 정부 「납치사건」 규명 무성의

○정부통일정책 유연성

 ▼김영삼 정부의 통일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그전에 비하면 유연성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 핵을 일괄타결로 처리하려는것도 잘하는것입니다. 지금 인도적인 면에서 가장 시급한것은 이산가족문제지만 북한을 가장 확실하게 변화시킬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는 경제교류입니다. 돈을 벌어 생활이 나아지면 그들은 결코 뒤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김영삼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싶은것은 무엇입니까.

 『개혁·부정부패 척결·실명제·군의 개편등에서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국가의 운명을 놓고 보더라도 나는 이 정부의 개혁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성공하기를 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4년이란 40년과 맞먹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은 국민을 신명나게 해야만 개혁도 경제발전도 고통의 분담도 더 잘될것이라는 말입니다. 옆에서 응원은 할수 있지만 어떻게 국민을 신명나게 할것이냐는 그들이 연구할 문제지요』

 ▼통일이 한국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볼때, 정계은퇴 선언에도 불구하고 통일연구에 몰두하는것은 「통일대통령」을 향한 더욱 적극적인 준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그렇게 본다면 정치행위 아닌것이 어디있겠습니까. 신문기자들이 기사쓰는것도 정치행위지요. 나는 통일정책을 결정하거나 집행할 위치에 있지않지만 통일에 대해서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여 남과 북을 모두 행복하게 하는 통일에 보탬이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통일연구를 나의 사사로운 목적에 이용한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섭섭한 일입니다』

 ▼통일연구로 핍박도 많이 받으셨고,선거때마다 용공시비로 손해도 많았는데, 다시 통일연구를 들고나온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선거때마다 나를 용공으로 몰고, 선거가 끝나면 당신은 용공일수가 없다고 사과하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용서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통일처럼 우리민족의 장래에 중요한 과제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핍박이 크면 클수록 사명감도 더욱 커졌다고 할수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낙선한후 참담한 심정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을때, 국민의식 개혁운동으로 정치아닌 다른 길에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세번이나 국민의 신임을 못얻어 대선에서 낙선한 사람이 국민의식을 개혁하겠다고 나서는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생각끝에 내린 결론이 통일연구였습니다. 나는 나에게 투표했던 8백만의 유권자들을 더이상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40년 걸어온 정치의 길을 버리고 맨몸으로 떠났습니다. 그후 독일의 통일현장과 동구 여러나라를 돌아보면서 하나님이 나에게 통일연구에 헌신할수 있는 기회를 주신것에 깊이 감사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통일연구가로서 보람과 행복을 느낍니다』

 ▼통일논의가 지금은 충분히 자유롭다고 느끼십니까.

 『자유로워진것이 사실이나, 한가지 우려할점은 언론이나 단체들이 통일에 관한 의견을 들을때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사람들만 등장시킴으로써 국민에게 제한된 의견을 전달한다는것입니다. 아직도 공산주의가 무섭다는 고정관념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많고 김일성을 믿을수 없으니 북한을 원조해주면 안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통일논의가 항상 한쪽으로 치우쳤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좀더 넓은 안목에서 남과 북과 통일에 관해 생각할수 있도록 통일논의가 좀더 활발해지고 다양해져야 합니다』

 ▼여당도 야당도 국회도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당이 독재정권과 싸우는것 이상의 능력을 키우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당도 야당도」라는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여당은 저마다 마음이 다르고, 서로를 불신하여 이미 동지가 아닙니다. 민주당은 국민을 실망시키기도 했으나, 단시일내에 과거의 야당 체질을 바꾸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모든 당원들의 그러한 노력이 통합되어 나타난것이 이번 이기택대표의 국회연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표가 과거청산을 요구하되 처벌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한것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봅니다. 1∼2년내에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야당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후계자 두세명 주목중

 ▼「후계자」를 키우시는 중입니까.

 『총리1 후계자는 키울수있으나 대통령후계자는 남이 키워줄수 없습니다. 스스로 커야 합니다. 지금 두 세명을 주목하고 있으며, 그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장점은 북돋워주고, 단점은 조용히 불러 지적해주기도 합니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역사가 자신을 어떻게 살았던 사람으로 기록해주기를 원하십니까.

 『어떻게 기록해주기를 원한다기 보다 나에게는 역사가 있다는것이 늘 위로가 되었고, 힘이 되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요즘 동학혁명을 일으켰던 전봉준장군이 처형을 당하며 지은 시를 늘 생각합니다. 「시래천지개동력/운거영웅불자모/애민정의아무실/애국단심수자지」란 시입니다. 그는 「내 이제 죽으니 애국단심을 누가 알아주겠는가」하고 한탄하며 떠났으나 결국은 역사가 그를 기억하지 않았습니까. 사람은 역사를 믿고 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납치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일에 한일양국 정부의 성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양국정부는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면서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과 세계를 더이상 우롱하지 않으려면, 또 법과 정의를 생각한다면, 양국정부는 하루빨리 이 문제를 청산해야 합니다. 나는 이미 관련자들을 마음속에서 다 용서했으므로 내가 답답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진실규명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 강조하는것입니다』

○할아버지노릇 행복

 ▼손자손녀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 가장 행복해 보이시는데, 정계에서 은퇴한후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손녀가 셋,손자가 넷인데 할아버지 노릇이 이렇게 행복하리라는것을 옛날엔 짐작도 못했습니다. 손녀중 막내인 국민학교 3학년 짜리는 이다음에 대통령이 되겠다고합니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대통령이 된답니다. 우리 가족은 매주 일요일마다 모여서 교회에 갔다가 식사를 함께 하는데, 그 시간의 소중함은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습니다. 우리는 늘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면서 그때는 행복했다고 말하는데, 지나간 다음에 느끼지 말고 이 시간의 행복을 만끽하자고 나는 가족들에게 말하곤 합니다. 우리 가족들은 유난히 서로를 사랑하고, 아들 셋과 며느리들이 우리 내외에게 어찌나 극진한지 모릅니다. 수많은 역경을 겪는 동안 더욱 깊어진 가족의 결속과 사랑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김영삼대통령이 기록될 역사의 장과 내가 기록될 장은 다르다」고 말씀하신적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차이는 무엇입니까.

 『그런말은 여운을 남기는것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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