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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변하는가/정희경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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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변하는가/정희경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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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검의「체질 개선」노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신임 김종구지검장은 지난달 취임과 함께 『서울지검부터 달라져야 한다』 는 명제를 내걸었다.「문민시대 검찰」로의 거듭나기에 솔선하겠다는것이다.

 김지검장은 우선 『수사보다 인권이 우선』이라며 오랜 관행인 피의자 임의동행을 없애라고 지시했다. 대신 긴급구속장을 활용, 적법절차에 따라 피의자를 연행 조사토록 하고있다.

 이 바람에 검사들은 과거처럼 마음대로 피의자를 불러 올 수 없게 됐다. 일일이 사유를 밝힌 긴급구속장을 발부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만 한다. 자연 피의자의 혐의등에 대한 사전검토에 한층 신경을 쓰게 됐다.

 김지검장은 피의자조사에도 반드시 검사가 입회하라고 지시했다. 조사과정에서 욕설이나 손찌검 가혹행위등 인권침해가 발생하는것을 막기위한 조치다.

 이를 어기는 검사는 검사실과 조사실의 칸막이를 아예 없애 조사과정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리고는 차장 및 부장검사들이 수시로 평검사실을 돌아 다니며 지시 이행여부를 점검하도록 했다.

 이러니 일각에선 『검사를 졸로 다루는것』 『수사를 어떻게 하란 것이냐』 는 등의 불평도 들린다.

 그러나 김지검장은 『실적에 신경을 쓰기에 앞서 「국민의 검찰」이 되는 기초를 다져야 한다』 는 소신이다.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대형사건수사나 일제단속보다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일반형사사건수사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수부 강력부에서 검사 5명을 빼내 형사부를 보강했다. 또 사소한 법규위반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약식사건전담검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지검의 체질개선노력이 두터운 관행의 벽을 뚫고 얼마나 깊숙히 뿌리 내릴지는 지켜 볼 일이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것은 불평하는 검사들도 이같은 노력이 바람직한 검찰상에 접근하는 길임을 수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민시대 검찰」의 진정한 목표는 요란한 사정수사로 각광을 받는것이 아니라 차분히 본연의 임무를 다함으로써 조용한 가운데 국민의 신뢰를 쌓아 가는것이어야 함을 검찰은 깨닫고 있는것 같다. 국민과 검찰을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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