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은 진짜 마지막이다. 실패해도 더 이상의 연장은 없다」 지난주 일본을 방문한 피터 서덜랜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사무총장은 12월15일로 최종시한을 앞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이같은 경고를 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은 시작된지 이미 7년이 지났고 「올 연말이야 말로 최종시한」이라는 말을 해온지도 벌써 4년째이다. 참가국에 GATT에 대한 권태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올해말의 합의성립 가능성도 반반 정도이다. 위기감을 갖고있는것은 GATT사무총장만이 아니다.
우루과이라운드는 GATT역사상 자유무역체제를 강화하는 매우 야심적인 작업이다. 관세인하, 덤핑규제의 남용방지, 분쟁처리 기능강화외에 농업, 서비스, 지적 재산권 등에 새로운 룰을 확립하려는것이다. 지역주의에 의한 세계시장의 분단을 막는 방파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계불황의 장기화, 냉전종식후의 이해대립 격화, 각국 수뇌의 정치지도력 저하등으로 협상은 길어지고 있다.
물론 많은 분야에서 조정이 끝나가고 있으나 정치문제화되기 쉬운 농업분야에서 선진국간의 교섭이 결렬되어 전체합의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덜랜드사무총장에게 호소카와총리는 『쌀의 관세화 수용은 매우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면하에서 쌀시장개방의 조건투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교섭상의 입지를 강화키위해 공식적으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것이 득책이라는 판단아래 이같은 발언을 한것으로 해석할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이 시장개방에 확실한 태도표명을 하면 농업교섭에서 보호주의적 자세를 견지하고있는 프랑스가 국제적 고립감을 느껴 양보를 할 계기가 만들어지는것은 아닐까.
일본경제의 발전은 GATT체제하에서 무역입국으로 성공한 결과이다. 우루과이라운드의 타결을 위해서는 상당한 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있으나 일본전체로서는 이익이 더 많다.
다만 벼농사 농가뿐 아니라 타격을 받게될 시장개방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생산자는 적지않을것이다.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가 국내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상해서 생산자의 불안을 해소하는 구제책을 마련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도 빨리 시장개방에 대한 정치결단을 할 필요가 있다.
우루과이라운드의 성공여부에 최대의 열쇠를 쥐고있는것은 미국과 프랑스 협상이다. 여기에는 농산물수출 제1위인 미국과 2위인 프랑스의 곡물전략 대립외에 주권의식이 강한 프랑스가 우루과이라운드를 주도하고있는 미국과 유럽공동체(EC)에 정치적으로 반발하는등 복잡한 요소가 깔려있다.
이런 가운데 「대립이 해소되지 않는 농업등을 우루과이라운드에서 제외하자」는 수습안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서덜랜드총장의 지적처럼 아시아, 중남미등의 개도국중에는 농산물의 수출확대를 가장 중요한 이익으로 생각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아 농업을 제외하려하면 다른 분야의 합의도 무산될 수밖에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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