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어린이만화 「톰과 제리」의 원어(영어)방송을 둘러싼 논란(한국일보 10월23일자 15면참조)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일 이 프로그램의 첫원어방송이 나간뒤 가장 유력한 시청자단체인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간사 이승정)가 우리말 더빙을 요구했으나 MBC는 27일에도 예정대로 원어방송을 강행했다.
MBC측은 이미 시작한 「톰과 제리」의 원어방송이 나름대로 성과가 있을것으로 보고 당분간 계속할 계획이며 문제점에 대해서는 시청자옴부즈만프로그램인 「TV속의 TV」 에서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반해 서울Y측은 이를 어린이방송프로그램의 문제점과 어린이의 언어교육까지 확대시키겠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Y측은 28일『TV만화영화의 원어방송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정서함양과 교육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수 있는 사안인데도 공영방송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강행하겠다는것은 독선적인 태도』라며 청와대와 국회 공보처 문화부등 각계에 건의서를 내고 반대여론형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서울Y는 한글관련 50개 단체연합체인「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과 연대해 다음주부터 만화영화의 원어방송을 쟁점으로 부각시켜 국어학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시청자들의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문제가 된 「톰과 제리」원어방송은 MBC가 가을개편을 계기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의 수요일 방영분은 더빙을 하지 않은 채 원어 그대로 내보내고 화면밑에 한글번역자막을 부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MBC측은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차원과 어린이들에게 조기영어교육기회제공이라는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했으며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이 나가자 서울Y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방송사가 외국만화영화를 무분별하게 방영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일찍부터 왜색문화 서구상업문화에 길들여져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 문제가 되고 있고 현재 학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영어조기교육을 공영방송이 앞장서 실시하는것은 독선적인 결정이라는것이다.
MBC는 서울Y에 옴부즈만프로그램출연제의를 했으나 서울Y측이『적당한 답변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거부함에 따라 오는 31일 상오7시40분「TV속의 TV」에는 박순웅영화부장이 출연해 「당분간 원어방송 계속실시」라는 MBC입장을 밝힐 예정이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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