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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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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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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정치인들은 백악관에 초대받는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국민들, 특히 선거구민들에게 선전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함께하는 백악관의 식사는 너무 소박해서 좋아하지않는편이다. ◆30여년간 하원의원을 지낸 유진 오닐전의장은 케네디, 존슨, 닉슨, 카터, 레이건등 력대대통령의 초청으로 숱하게 백악관을 드나들었다. 언젠가 지역구민들과 조찬간담회도중 한시민이 『의장께서는 백악관식사에 자주 초대받으니 늘 성찬을 즐기는것아니냐』고 농담하자 그는 『백악관의 식사모임때마다 맛없는 밥먹느라고 이젠 진저리가 날정도』라고 대답했다. ◆우리나라력대대통령의 식사초대스타일은 각기 다르다. 종이한장도 아껴썼던 이승만대통령은 경무대에서 국내인사를위해 식사를 베푼적이 거의없다. 박정희대통령은 공식적인 식사자리보다 가까운 인사들을 불러 설렁탕에 막걸리를 마시는것을 즐겼다. 각계인사를 불러 가장 빈번하게 식사모임을 가진것은 전두환·노태우두전대통령. 전씨는 식사자리서 혼자 2∼3시간씩 늘어놓은 장광설로 유명했고, 화려하고 깔끔한것을 좋아하는 노씨는 임기말2∼3개월동안 청와대서 거의 빠짐없이 식사모임을 가져 빈축을 사기도했다. ◆취임이래 칼국수대접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까지 화제가 되고있는 김영삼대통령은 최근 저축유공자들을 초청한자리에서 『칼국수로 절약한결과 청와대식사비용이 전정부때의 5분의1로 줄었다』고 공개했다. 대단한 절약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아쉬운것은 정치자금 안받고 칼국수만 먹는 대통령의 절약수범―고군분투자세가 각계지도층에게 확산되지 않고있는점이다. 상당수지도층들은 대통령의 개혁실천을 강건너불보듯 하는데다 가·차명으로 묻었던 돈을 「쓰고 보자」는 반발심리까지 일으키고 있는것. 그래서 경기침체속에서도 과소비풍조가 번지는 「이상한 사회」가 되어가는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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