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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 “공감” 처방은 “상이”/민자·민주대표 국회연설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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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 “공감” 처방은 “상이”/민자·민주대표 국회연설 비교

입력
1993.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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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청산·개혁평가 대립/“경제회복 총력” 한목소리 김종필민자당대표와 이기택민주당대표의 정기국회대표연설은 우리사회가 처한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을 함께 하는데서 출발하고있다. 또 양당대표는 이 위기를 변화와 개혁으로 돌파해 다가오는 21세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있다.

 그러나 위기를 초래한 원인분석과 그 위기를 극복하는 구체적인 처방에 있어서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특히 양당대표는 현재 김영삼대통령정부가 진행하고있는 개혁에 대해 판이한 평가를 내렸다. 이는 향후 정국이 결코 순탄치 않을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국내외적 도전에 대한 양당대표의 위기감은 절박하기까지 하다. 김대표는 『금세기말이면 소위 국경없는 지구촌에서 방패없는 무한경쟁을 해야하고 세계적인 경제대국을 상대로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면서 『우리는 그 이전에 모든 준비와 자세를 갖춰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낙오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대표도 『냉전시대의 유산인 이데올로기는 붕괴되고 세계가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로 돌입하고 있다』면서『우리사회는 국가진로와 목표도 없이 세계사의 격류앞에 표류하고있지나 않은지 깊이 반성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당대표는 이같은 현실진단 아래 『개혁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며 생존과 번영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대표) 『현실은 우리 모두에게 생존을 위한 개혁과 전진을 절실하게 요구하고있다』(김대표)라고 개혁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나 개혁의 구체적인 각론에 들어가면 양당 대표는 현격한 시각차를 보인다. 이같은 시각차는 새정부 출범후 8개월간 진행된 개혁에 대한 평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김대표는 김대통령의 개혁을 『국가사회전반을 제자리에 되돌려놓은 정상복원이었으며 국가재도약을 위한 제2의 창업』이라고 말했다.

 이에반해 이대표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실종」 「인기영합적인 충격정치」 「국민의 동의와 참여가 배제된 1인정치」 「법과 제도가 무시된 인치」 「신권위주의」 「보복사정」등의 용어로 김대통령의 개혁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대표는 이같은 개혁의 실패가 국가기강해이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서해훼리호침몰참사와 같은 대형사고를 초래했다며 전면개각을 요구했다.

 정치개혁의 핵심인 개혁입법부분에서도 양당대표는 의견을 달리했다. 김대표는 선거개혁이 정치개혁의 핵심이라며 이번 정기국회내에 새로운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대표는 국가보안법 안기부법등 비민주악법개폐와 통신비밀보호법 경찰중립화법등의 개혁입법처리를 앞세웠으며 선거법의 졸속처리를 경계했다.

 과거청산문제에 대해서도 여전히 이견이 존재했다. 김대표는 『민주와 반민주, 구시대적 대립관계에 얽매인 여야개념을 버려야 한다』면서 과거사의 인식과 대처방안에서 전환을 강조했다. 이에대해 이대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역사적 재평가를 요구했다. 이대표는 그러나 진상규명후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취했다.

 경제위기 대처방안에 대해서도 양당대표는 국가경쟁력제고라는 똑같은 목표를 설정했으나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서로 달랐다. 김대표는 정부의 신경제5개년계획을 기조로 정부 기업 가계등 모든 경제주체가 경제회생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이대표는 신경제5개년계획과 실명제의 졸속성을 지적하고 민주화와 과학화 국제화를 통한 국가경쟁력강화를 주장했다. 그러나 양당대표는 첨단기술개발 사회간접자본투자 금융개혁등에 대해서는 거의 같은 목소리로 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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