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저임금 가산업위협 주장/의회반대직면 클린턴 “첩첩산중”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으로 묶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순조로운 출범에 또 하나의 돌출변수가 발생했다. 25일 실시된 캐나다총선에서 NAFTA의 부분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운 자유당이 압승을 거둔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정계일각에선 89년 미·캐나다간 자유무역협정을 출발점으로 4년간 추진돼온 NAFTA협상이 마무리단계에서 원점으로 되돌아가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빌 클린턴미대통령은 11월 17일로 예정된 NAFTA의 하원비준을 앞두고 허탈한 모습이다. 가뜩이나 의회 및 각 노동단체의 NAFTA비준 반대여론으로 애를 먹고 있는데다 이제는 캐나다의 차기정권을 상대로 NAFTA 설득작업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차기 캐나다정부를 이끌 장 크레티엥당수는 그간 멀로니―캠벨로 이어지는 전임 진보보수당의 NAFTA 추진에 극력 반대해왔다. 94년 NAFTA가 출범할 경우 캐나다는 국민총생산이 10배이상 되는 미국의 산업기반과 1인당 국민소득이 7분의1수준인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 사이에서 별다른 경제적 실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것이다. 오히려 캐나다가 그동안 쌓아온 자립경제의 기반마저 붕괴될 우려가 있다는게 반대론자의 시각이다.
NAFTA가 현행대로 출범하면 그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2년간의 마이너스경제성장과 2백60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캐나다의 최대고민은 실업문제다. 1백60만명의 실업자로 11.2%의 고실업현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NAFTA출범으로 캐나다의 기업들이 저임금의 멕시코로 이전될 경우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증발하기 때문이다. 크레티엥이 자유당의 총선승리가 확정된 26일 캐나다의 산업보호를 위해 NAFTA재협상 필요성을 강조한것도 실업문제및 자국에 불리한 미통상법개정을 염두에 둔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대해 클린턴미대통령은 26일 『캐나다 자유당의 승리가 NAFTA협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것』이라고 자위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비준할 미의회내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미의회내 공화당을 중심으로한 NAFTA반대의원들은 『클린턴이 최악의 상황에서 짐짓 여유있는 체하고있다』면서 캐나다 총선을 계기로 비준반대 움직임을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심지어는 클린턴과 같은 민주당소속의 데이비드 보니어하원의원도『캐나다 국민들은 총선을 통해 NAFTA의 폐기를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면서 리처드 게파트하원원내총무를 비롯, 로버트 톨리셀리등 민주당의원들과 함께 NAFTA비준반대에 동참하고있다.
여기에 미국내 최대규모의 노동단체인 AFL―CIO도 산하 86개 노동조합, 1천4백만명의 근로자를 대표해 TV·신문광고를 통한 반NAFTA운동에 나서 클린턴을 옥조여 들고있다.
인구 3억1천만명의 단일시장, 1억6천5백만명의 노동자, 총생산 6조5천억달러의 경제블록을 창출할 NAFTA가 정해진 일정대로 출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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