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문제점 신랄하게 꼬집어 27일 열린 전국대학 총·학장회의에선 우리나라 대학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조목조목 지적한 교육부의 분석자료가 제시됐다. 문란한 학사관리, 실추된 교수품위등 대학사회의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은 이 분석자료는『대학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각 대학의 자기개혁 노력에 따라 교육부의 모든 행·재정적 지원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질것』이라는 경고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어 주목된다.
◇시위·농성의 확산=문민정부 출범후 대화보다는 집단행동등 물리적 수단으로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93학년도 1학기(3∼8월)중 55개 대학에서 8만5백80명이 참가한 1백81회의 시위가, 47개 대학에선 1만3천5백40명이 참여하는 47회의 농성이 발생했다. 재단퇴진(87건) 총장퇴진(91건) 교수임용·처벌(70건) 등록금인상 반대(56건) 시설확충(26건) 등 학내문제관련 시위가 급증, 적극적인 대처노력이 절실하다.
◇학생및 교수의 집단 수업거부=수업거부를 능사로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돼 수업일수 부족으로 인한 대량 유급사태가 빚어지고 있는데도 대학은 교육부의 지침만을 기다릴뿐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수들의 교권을 지키려는 자율적이고 엄정한 학사관리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 이 결과 11개 한의대생 3천1백53명이 대규모 유급된것을 비롯,▲11개 교육대생들의 교원수급제도 개선요구 ▲전주우석대 특수교육과 학생들의 특수교육진흥법 개정반대 ▲대구대등 일부 대학의 총장퇴진 요구등으로 인한 집단수업거부가 속출하고 있다.
◇부실한 수업및 성적관리=교수가 불요불급한 일로 학기중 해외출장을 가거나 개인사정으로 휴강하면서도 보충수업을 하지않는등 대학수업이 점점 부실해지고 있다. 또 ▲출석미달 학생에 학점부여▲학점미달자 졸업인정등 전반적으로 학사관리가 허술해 학사경고로 제적된 학생들이 집단항의하자 제적을 철회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학습량 부족=학사관리 질서가 문란해짐에 따라『입학만 하면 졸업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그 결과 대학은 우리사회에서 대외경쟁력이 가장 약한 분야로 전락하고 있다. 강좌당 주당 평균 공부시간은 3·6시간으로 일본(4·3시간) 미국(5·4시간) 프랑스(5·3시간) 독일(5·6시간) 영국(6·4시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교수품위 저하=교수들이 입시부정에 연루되거나 학생과 반윤리적 관계를 맺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논문지도·학점부여 과정에서의 금품수수, 학교물품 구입과정에서의 뇌물수수, 학교운영 주도권을 둘러싼 고소·고발·폭력행사등 전체 교수의 품위를 실추시키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대학경영의 비효율성= 행정보직을 과다하게 늘려 예산낭비가 심하다. 보직교수의 증가는 학생지도의 부실과 감투경쟁으로 인한 학내 파벌조성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일례로 지방 국립대학인 K대는 전체교수 7백53명중 65·3%인 4백92명이 보직을 맡아 직책수당등 지출이 늘어 예산의 낭비가 심한것으로 드러났다.
◇교수채용 부조리=학연·지연·혈연등에 의한 정실임용과 청탁·금품수수등 부조리가 난무, 교권실추와 학내분규를 야기하고 있다.
모 대학 철학과의 경우 교수간 반목으로 6년째 교수충원이 미루어져 학생들이 학습권을 요구하며 농성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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