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투표제·합동연설회 폐지 쟁점될듯 민자당에 이어 민주당이 27일 통합선거법개정의 틀을 확정함에 따라 여야의 선거법개정 윤곽이 모두 드러났다. 여야는 이를 토대로 빠르면 11월 초순께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잠정안을 토대로 살펴보면 여야는 모두 법개정방향을 「돈은 묶고 입은 푸는」쪽으로 잡고 있다. 선거운동의 자유는 대폭 확대하되 「돈 안드는 선거」를 구현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따라 선거운동방법의 확대,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처벌강화, 선거비용대폭제한등에서는 양당의 입장이 거의 같다.
그러나 정당투표제 도입, 선거연령인하, 재정신청제도 도입, 합동연설회 및 당원단합대회 존폐등의 문제에서는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따라서 이들 문제가 앞으로 협상쟁점이 될것으로 보인다.
먼저 정당투표제의 도입은 야당측이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분류해 놓고있다. 야당은 유권자가 지역구후보와 정당이 제시하는 지역단위의 비례대표제명부에 함께 투표하는 「1인2표제」방식을 내놓고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사표를 줄이고 정당의 지역편중성을 완화한다』는게 야당측의 논리다. 정당투표제가 신설되면 여야는 각자의 취약지역인 호남과 영남지방에서도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확보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민자당은 전국구배분비율을 현재의 정당별 의석비에서 득표비율로 전환하는 방안만 고려하고 있다.
선거연령인하는 선거법개정협상때마다 야당측이 제기하는 대목. 이번에도 민주당은 선거연령을 지금의 20세에서 18세로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민자당은 현제도를 그대로 이어가는 안을 내놓고 있다. 야당측은 표면적으로는 『선진국의 예도 그렇고 우리 정치문화상 18세가 되면 모든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젊을수록 야성이 강함을 의식하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여당이 이를 선뜻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재정신청제도는 선거법위반사범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을 경우 당사자가 법원에 검찰결정의 정당성여부를 가려줄 것을 직접 신청하는 제도이다. 검찰만이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우리 형사소송법상의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예외이다. 야당은 『그동안 검찰이 기소권을 의도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여당에 의한 금권·관권선거가 자행될 수 있었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재정신청제도의 도입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여당은 『이 제도를 인정하면 무수한 고소·고발 사태로 선거때마다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하고있다.
선거운동방법과 관련해서는 당원단합대회 및 합동연설회를 없애는 문제가 핵심이다.
우선 당원단합대회에 대해 민자당은 『선거의 주체가 정당이므로 이를 아예 폐지할 수는 없다』며 대신 인정횟수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채택해 놓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원단합대회는 여당의 돈봉투 제공 기회』라고 규정, 아예 모두 없애는 방향을 택했다. 이에비해 합동연설회의 경우는 여야의 입장이 바뀌어 있다. 여당은 『청중동원등 타락·과열선거분위기 조성의 온상』임을 들어 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야당은 『후보들을 상대비교해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며 존치방침에 흔들림이 없다. 이와 함께 현수막을 없애는 문제를 놓고서도 여야는 찬·반이 엇갈려 있다.【신효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