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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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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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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전시대의 개념이 되었지만, 좌우익이란 유럽 의회의 의석 배치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은 하나의 상식이다. 대체로 반원형인 의사당에서 보수파는 오른쪽에 앉았다. 가운데와 왼쪽엔 자유주의 성향의 의원들과 사회주의 급진파가 자리를 잡았다. 여기서 자유주의는 중간노선의 색채를 나타냈다. ◆정치에 있어서 자유주의란 모두 똑같지만은 않다. 19세기식 유럽자유주의는 사회주의 색깔이 없는 온건이론이었다. 소박하게 자유·법치·의회를 신봉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미국에서의 자유주의 정당은 복지에 주력하는 중간노선이나 오히려 좌익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 들였다. 유럽과 미국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유주의는 다시 급진주의와 대립관계를 이루게 된다. 지지계층을 달리한다. 자유주의는 상류층으로, 급진주의는 하층으로 뿌리를 뻗어 나갔다. 결과적으로 한쪽은 부르주아의 정치이념으로, 또 다른 쪽은 도시노동자의 신념으로 성격을 구분하기에 이르렀다. 이념사회의 붕괴로 분리가 사라져 가지만 아직도 정치현실에 흔적은 남아있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이러한 전개과정이 없이 대뜸 생사를 내건 이념투쟁으로 시종했다. 보수와 혁신은 그저 철저하게 싸우는것만으로 인식되어 온것이다. 이런 가운데 소외층에 대한 복지가 등한시 되어온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현상인지도 모를 일이다. 소외를 품어 주고 복지를 향상하는 정치의 사명을 망각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발전의 그늘엔 소외지대가 있게 마련이다. 유엔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경제성장이 눈부신 아시아의 주요도시에서 빈곤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도시인구의 급격한 증가도 원인이지만 슬럼가나 무허주택에서 사는 가구가 17%나 된다고 한다. 이념을 넘어서 도시빈민의 복지에 관심을 두는 정치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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