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판결 다짐… 감정앞선 면도 국민당의원 박철언피고인(52)의 변호인이 재판부의 「불공정한 재판진행」을 이유로 재판부기피신청을 낸데 대해 담당재판부가 『재판부의 최종판단을 정치적으로 매도하기 위한 명분축적용』이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있다.
지난 22일 변호인단이 재판부기피신청을 내자 사건담당 서울형사지법9단독 김희태판사는 『피고인과 변호인이 법조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양식과 이성을 회복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26일 신성택서울형사지법원장에게 내고 기피신청 기각을 요청했다.
물론 의견서는 「기피당한 법관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피신청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20조2항에 따른것이지만 김판사가 7차례의 공판을 진행하면서 느낀 소회가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재판에 앞서 피고인의 처지를 충분히 고려하려 했다』고 강조한 김판사는 특별기일을 잡은것이나 전용법정이 아닌 대법정을 사용한것을 그 실례로 들었다.
또 증인에 대한 변호인단의 중복신문, 강압 및 유도신문, 폭언, 조롱에 대해서도 『이 재판을 정치재판인것처럼 비쳐지게 하려는 기도를 감지했기 때문에 끝까지 제재를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법정에 끝내 출석하지 않은 증인 홍성애씨(43)문제에 대해서는 『사건의 중요관건은 정덕진(53·구속중)의 최초진술이 거짓이거나 조작됐는지 여부에 있을 뿐 홍씨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증인이 아니다』면서 『변호인측은 주소보정의 노력도 하지않는등 홍씨가 법정에 서는것을 원치 않은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판사는 특히 「정치를 계속할 의사가 있느냐」 「월계수회의 운영상태는 어떠한가」등의 질문을 한것은 『재판에 임하는 피고인의 심리상태를 엿보기 위해서였을 뿐』이라며 이를 불공정한 심리의 사례로 예시한 변호인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판사는『실체적 진실은 오로지 증거와 그에 대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종합으로 밝혀지는것』이라며 『기피신청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억울함을 숨길 수 없다』고 심경을 밝힌 김판사의 의견서는 다소 감정에 치우친 면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김판사는 『법관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옷깃을 여미는 겸허한 심정으로 재판을 진행해 왔다』며 『재판의 결론 역시 판단되는대로 내릴 뿐』이라고 편견없는 「소신판결」을 다짐했다.
재판부기피신청은 합의24부(재판장 변동걸부장판사)에 배당돼 이번주내에 수용여부가 판가름나게 된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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